[미디어펜=김동준 기자]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내홍 양상을 보이면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 군소정당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를 둘러싼 논란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극단의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던 이 지사가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렸기 때문. 

당장 여권 내에서는 이번 논란이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의 갈등으로 확전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당으로서 구체적 조치를 취하려면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또 민주당의 수장인 이해찬 대표가 지난 8월 당대표 선거 당시 이 지사 측 지원을 받은 점은 현 상황을 단순히 친문과 비문의 대결 구도로만 볼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당 역시 내부 분위기는 녹록하지 않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외부위원으로 ‘십고초려’ 끝에 위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활동 30여 일 만에 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해촉되자 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의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내달 원내대표 선거, 내년 전당대회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같은 날 별도의 모임을 여는 등 ‘세 대결’ 구도가 포착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금융IT학과 교수를 선임해 다시금 탄력을 받기 시작한 조강특위가 인적쇄신 기준으로 지난 20대 총선 당시 ‘진박 공천’ 행사에 연루된 의원들을 겨냥하면서 친박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이처럼 민주당과 한국당이 내부로부터 흔들리자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내심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거대 정당으로부터 발생한 탈당파의 최종 종착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야당 관계자는 “친박계 일각에서는 집단 탈당설까지 나온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도 친문 편 가르기가 심해지면 반발심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실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연일 공세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전 변호사가 언급한 ‘보수신당 창당’을 두고서는 “한국당 분열은 불가피한 것인데 새로 창당한다고 해서 될 일이냐”라고 사실상 견제구를 날렸다.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놓고 한국당·바른미래당과 공조했던 평화당 역시 국회 일정 보이콧이라는 적극적인 대여 공세에서는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지난달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당시에도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정조사가 정쟁으로 흘러서는 안된다”고 못박은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내후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과 한국당 내 공천을 둘러싼 계파갈등이 심해질텐데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그때를 세력 확장의 적기로 생각하고 있지 않겠나”라며 “결국 거대 정당의 계파갈등에 미소짓는 쪽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왼쪽)./바른미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