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련로 총 20기, 국내 최대...나무 지하구조 처음 확인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드는 가마인 제련로(製鍊爐) 11기가 나온 충북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에서 백제 제련로 9기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로써 제련로 20기가 밀집된 '국내 최대' 제철유적임이 확인된 셈이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충주 탄금대(명승 제42호) 남사면 200㎡ 부지에서 발굴조사, 3∼4세기에 만들었다고 추정되는 지름 1.3m 안팎의 원형 제련로 9기를 추가로 찾아냈다고 21일 밝혔다.

제련로는 3개 층에서 확인됐는데, 수명이 다하면 폐기물을 넣어 메운 뒤 그 위에 새로운 제련로를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닥 부분에서 목재를 치밀하게 채우고 테두리에 말뚝을 박은 지하구조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제련로를 중첩해 축조한 사례는 국내 최초"라며 "목제 지하구조는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목탄·점토·모래로 만든 하부구조 외에 또 다른 방습시설이 존재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층, 중층, 상층의 지하구조 조성 양상이 다 다르다"며 "상층으로 갈수록 제련로를 간단한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폐기층 위에 조성한 제련로는 굳이 방습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고 제련 방식이 발달한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충주 제철유적은 장소를 옮기지 않고 100년 넘게 철을 생산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충주는 주변에 철광산이 많고 수로가 발달해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제철 생산 중심지였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조사 범위를 주변 지역으로 확장하고, 제철기술 복원실험과 민속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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