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농민들을 위해 판매되고 있는 농작물 재해보험이 ‘버섯’ 농가는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타 작물의 경우 각종 재해로 인해 비닐하우스 등 구조물이 훼손되지 않아도 농작물의 70% 이상이 피해를 보았을 경우 보상이 가능하지만 버섯만은 예외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부터 버섯 농가 역시 구조물 훼손이 없어도 작물에 피해를 입었을 경우 타 과수작물과 마찬가지로 보상 받을 수 있도록 보장 내용을 개선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사진=NH농협손해보험 홈페이지


22일 충청 청양에서 표고버섯 농사를 짓고 있는 H씨는 “정부에서 홍보하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표고버섯이 해당된다고 해 가까운 지역 농협에 가입했다”며 “그런데 알다시피 올해는 극심한 폭염과 병해충 피해가 재난에 가까울 정도로 심해 지역 농협에 폭염, 병해충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보험사에선 수박, 멜론 등 과수작물은 구조물이 파손되지 않아도 작물이 70% 이상 피해를 보면 보험처리가 되지만 표고버섯은 구조물이 멀쩡한 상태에선 ‘피해를 봤어도’ 보상이 안된다고 했다”며 “이게 무슨 허무맹랑한 얘기냐”고 되물었다.

실제 해당 보험을 판매 중인 NH농협손해보험 홈페이지에 공시된 보장 내용을 살펴보면, ‘자연재해는 구조체, 피복재 등 농업용시설물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보상하며, 일조량부족, 냉해, 한해 등 농업용시설물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자연재해는 작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해 농업용시설물 내 전체 작물의 재배를 포기하는 경우에 한해 보상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타 작물과는 차이를 두고 보험 보장이 적용되는 것이다.

해당 배경에 대해 한 관계자는 “버섯 농가는 보통 구조물 현대화가 잘 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비교적 고급화된 시설이기 때문에 외부 온도 등의 영향으로 내부까지 피해를 입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섯 농가의 직접적인 피해가 지속됨에 따라 농림부는 내년부터 버섯 역시 타 작물과 마찬가지로 보험 보장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농림부 관계자는 "수박과 멜론 등 과수작물의 경우 올해 초부터 구조물 훼손 없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졌다"며 "버섯의 경우 내년부터 타 과수작물과 마찬가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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