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국정원 협조자' 조선족 김모(62)씨가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에게 사과 편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5일 A4용지 2매 분량으로 작성된 해당 편지는 김씨가 변호인인 법무법인 신우 박종흔 변호사에게 보내 박 변호사가 유씨 측 변호인단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낙붕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이다.

김씨는 편지에서 "어리석게 국정원 일방의 주장을 믿었다"며 "우성군에게 어떤 피해를 주거나 모해하려는 의도(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적었다.

   
▲ 사과 편지 전문/뉴시스

또 김씨는 "잘못을 절실히 깨닫고 뉘우쳤다"며 "우성군의 넓은 양해와 용서를 빈다"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사과 편지 전문이다.

유우성군에게 사과드립니다.

저의 잘못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우성군에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우성군은 이번 사건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겠지만 그 고통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수구권 위주의 이데올로기를 청산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고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나는 잘못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어리석게 국정원 일방의 주장을 믿었던 것입니다.

국정원에서 저에게 '답변서'를 부탁할 때 그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주저했었습니다. 그러나 국정원은 "한국에서는 문제 되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입수할 수 없기에 이렇게 하는 것이다, 중국에 확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 그 말을 믿었습니다.

당시 국정원은 '유가강 출입경기록'이 위조되였다는(위조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상당히 긴장하였으며 완전히 곤경에 빠진 것 같았습니다. "대세는 이미 기울어졌다, 그러나 물러설 수 없다"며 그 요구가 간절하였습니다.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하였고 평소에 대한민국을 숭배하는 마음이 짙었으며 국정원과 검찰도 한국의 국가기관이니 믿었습니다. 또한 국정원과 검찰이 이렇게 곤경에 처하여(였)을 때 도와주면 앞으로 국적문제 뿐아니라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당시 이 '답변서'가 우성군에게 어떤 피해를 주거나 모해하려는 의도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단순히 곤경에 빠진 국정원과 검찰을 도와준다는 어리석은 생각뿐이였(었)습니다. 저의 무지하고 부덕한 처신이였(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사실 2013. 9.경 국정원은 '유가강(유씨의 중국식 이름)의 출입경기록' 등 입수해달라는 부탁을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그때 모두 입수할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국정원에서 '답변서'를 의뢰할 때 거절하지 못한 것이 참말로(정말로) 안타깝습니다. 국정원의 요구가 그처럼 절박하였습니다.

나는 잘못을 절실히 깨닫고 뉘우쳤습니다. 억울한 점도 있지만 누구에게 하소연 하겠습니까? 다시 한 번 고개숙여 사과드리며 우성군의 넓은 양해와 용서를 빌닙다(빕니다).

우성군의 앞날에 대성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