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는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체퍼즐을 출시하면서 평양의 류경호텔 또한 함께 출시했다. 이에 대해 "101층짜리 초고층 건물로 피라미드식으로 건설됐다. 북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고 소개했다./EBS스콜라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공영방송 EBS 자회사인 EBS미디어가 역사교구 파트너사인 EBS스콜라스와 함께 최근 출시한 종이인형 '한반도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시리즈가 '김정은 미화 논란'으로 세간의 비판을 샀다.

공영방송이 나서서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긍정적인 면만 부각해,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에게 편향된 이미지를 심어줘 교육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12년 공영 교육방송 EBS의 자회사로 설립된 EBS미디어는 유아 교구재 및 '방귀대장 뿡뿡이' 같은 캐릭터상품을 제작, 판매한다.

EBS는 지난달 인물시리즈 '3D퍼즐 뜯어만드는 세상'을 출시하면서 동북아 지도자들 4인에 대해 각각 '사람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 김정은', '수완좋은 사업가이자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강한 중국 만들기를 위한 노력 중국의 주석 시진핑'이라고 묘사했다.

8세 이상 사용권장인 각 3D퍼즐은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가로 6㎝·세로 4.2㎝·높이 9.8㎝)로, 협력사 '스콜라스'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3300원에 판매한다.

EBS는 미소를 머금은 김정은 입체퍼즐에 대한 세부설명으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북한 귀국 후 2009년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되면서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며 "김정일 사망 후 북한의 제1인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약속을 했다"며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등에 대해 합의하면서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고 묘사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 EBS가 '김정은이 3대 세습독재자로서 숙청과 정치탄압을 거듭하고 핵실험 등 온갖 도발을 자행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아 부정적인 면에 눈 감았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고모부를 처형하고 형을 암살한 3대째 세습독재자를 정상국가의 평화 지도자처럼 가르쳤고 북한 수천만 인민들의 인권을 탄압하는 국제범죄자를 영웅처럼 그렸다'는 지적들이 쏟아졌다.

EBS는 김정은 입체퍼즐을 출시하면서 평양의 류경호텔 또한 함께 출시했는데 이에 대해 "101층짜리 초고층 건물로 피라미드식으로 건설됐다. 북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고만 소개하고 '극심한 경제난으로 미완공된 채 흉물스럽게 서 있었다'는 설명을 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EBS측은 지난 주말동안 각종 SNS와 커뮤니티게시판, 관련 홈페이지 등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25일 오후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출시하게 됐는데 시기가 일렀던 것 같다"며 "해당 퍼즐의 판매를 중단하고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가 결성되고 이들이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연설대회까지 열었고, 한 민간 통일단체는 초등학생들에게 통일교육을 하면서 '김정은 환영단' 참가 신청서를 받아 학교측 항의를 받기도 했다.

EBS측의 '김정은 퍼즐 출시' 해프닝은 이와 맞물려 "일각에서 한반도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한의 참상을 오도한다"는 논란을 이어갈 전망이다.

   
▲ 공영방송 EBS 자회사가 역사교구 파트너사인 EBS스콜라스와 함께 최근 출시한 종이인형 '한반도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시리즈./EBS스콜라스 페이스북 공식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