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주 서울 아파트값 0.02% 하락…서대문·강동·양천 하락 전환
9·13 부동산 대책 따른 대출 규제·세제개편 등 부담 하락세 이끌어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서울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격 낙폭은 커지고 하락 지역 역시 전체 25개 구 가운데 8개로 확대됐다. 

26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떨어졌다. 전 주인 11월 둘째 주 1년 2개월 만에 하락세(-0.01%)로 돌아선 데 이어 낙폭을 키운 것이다.

하락 지역도 크게 늘어 서울 25개구 가운데 8개 구가 하락 전환했다. 10월 넷째 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일주일 뒤에는 용산과 동작이 추가돼 하락 지역이 5곳으로 늘었다. 이후 서대문·강동·양천이 추가되면서 하락 지역은 지난주 8곳까지 확대됐다.

   
▲ 11월 셋째 주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자료=한국감정원


지난 주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세를 주도한 지역은 강남 4구(-0.09%)였다. 이중에서도 강남이 0.12% 떨어지면서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송파(-0.11%)와 서초(-0.08%)도 지난주 대비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강동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3% 떨어졌다. 지난주 보합이던 용산은 0.09%, 서대문은 0.05% 하락했다. 양천은 지난 6월 둘째 주 이후 23주 만에 하락세(-0.01%)를 기록했다.

나머지 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상승 흐름이 끊겼음은 물론 하락 전환이 임박한 모습이다. 종로·성동·동대문·마포·강서 등 10개 지역은 매수심리 위축으로 보합세(0%)에 접어들었고, 종로와 동대문은 지난해 8월 넷째 주 이후 64주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기록했다.

강북(0.05%) 노원(0.04%) 중랑(0.03%) 등 서울 외곽지역은 실수요자에 힘입어 소폭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 수준이 모두 0.2~0.5% 사이 보합 수준에 그친다. 25개 자치구 전체가 하락세에 진입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9·13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세제개편 부담과 금리 인상 등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되며 서울 집값이 떨어졌다”며 “강남권은 재건축 이나 그동안 집값이 급등한 단지 위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 문의가 급감하며 낙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남을 비롯한 마포·용산 등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수 억원 가량 호가를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건축을 앞둔 잠실주공 5단지는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매매가가 약 2억원 가량 떨어졌고, 마포의 래미안푸르지오 역시 1억원 가량 몸값을 낮춘 물건이 시장에 나와 있다. 

강남의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며 상황이 여의치 않은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집을 내놓은 경우가 있다”면서 “시세 대비 1~2억 가량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와도 매수인들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매수인들 입장에서는 하락세가 본격화 되는 것 같으니 좀 더 기다려 보자는 심리가 더 큰 것 같다”며 “이 같은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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