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라인, 해외 각국서 인터넷은행 진출 발표
국내도 내년 초 제3호 인터넷은행 인가…라인 뛰어들까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네이버가 자회사인 라인(LINE)을 통해 아시아 금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라인은 지난달 대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계획을 발표한 뒤 이달 27일(현지시간)에는 일본에서 관련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UX)와 현지 금융사들의 금융 노하우를 되살려 아시아 국가에서 다양한 금융 사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제3호 인터넷은행의 예비 인가 신청이 진행되고 있어 라인의 국내 사업 진출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앱(App) 라인은 같은날 일본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뒤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현지 인터넷전문은행 '라인 뱅크(가칭)'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합작 법인으로 라인 파이낸셜(LINE Financial·LI)을 설립한 뒤 미즈호은행, 오리엔트 코퍼레이션(이하 오리코)과 공동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주 구성도는 LI가 전체 지분의 51%, 미즈호은행은 34%, 오리코가 15%를 나눠 갖는 구조다. 내년 초 현지 금융당국의 인·허가 심사를 거쳐 설립 허가가 떨어지면 오는 2020년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라인은 미즈호은행의 금융 노하우와 오리코의 여신 심사 기술을 살려 다양한 금융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는 개인신용대출인 '라인 용돈', 개인신용정보서비스 '라인 스코어'를 제시했다. 이 외에도 보험, 투자·자산운용상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 상품 외에 모바일 결제 시장 선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최근 '현금 없는(Cashless·캐시리스) 결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기존까지 카드 결제 수수료가 5%에 육박해 상당수 가맹점이 직접회로(IC)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아 현금 결제 비중이 8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일본경제재생본부는 2027년까지 비현금 결제를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 라인과 손을 잡은 미즈호은행은 일본 우정본부와 함께 전자화폐 'J-Coin'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라인 또한 자사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라인 페이'를 현지에 정착시키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국내 기업인 오원 등과 가맹점에 IC 단말기 무상 공급에 나섰고, 오는 12월 10일부터는 일본 5500대 택시에서 라인페이로 모바일 결제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기로 했다.

   
▲ 재팬택시(Japen Taxi) 내에 설치된 태블릿 결제 시스템의 모습/사진=라인 홈페이지


라인은 지난 27일 재팬택시(Japen Taxi)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각 택시에 재팩택시 광고가 있는 태블릿 결제 기계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까지 5만대에 추가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앱 라인을 통해서 가능하고, 언어 지원이 가능한 국가 이용자라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현재까지 라인이 출시된 국가는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등으로 라인페이의 전체 가입자는 4000만명에 육박한 실정이다.

라인은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가 예정돼 있어 현지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모바일 결제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아시아 금융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각국에 인터넷은행을 설립한 경우 세계에 지점을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내년 2~3월에 제3호 인터넷은행의 추가 인가 신청을 받을 예정인데, 라인의 대주주인 네이버가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네이버는 그동안 관련 사업 계획에 대해 인공지능(AI) 개발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부정적 의사를밝혀왔는데 최근 입장을 선회한 상태다.

네이버는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국내 인터넷은행 진출과 관련해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발맞춰 사용자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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