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기반 '혁신 인사' 단행…인재풀 확대·미래먹거리 전진배치 등 성장동력 초점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구광모 LG 회장의 첫 번째 인사 키워드는 ‘미래준비’ 요약된다. 계열사 부회장급 최고경영자(CEO)의 변화를 최소화 해 조직 전체 안정감을 확보한 뒤 성과주의에 기반한 혁신인사를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는 27일과 28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19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신규 임원 대거 발탁 통한 미래성장을 이끌어 갈 인재 풀 확대 △철저한 성과주의원칙 △외부 인사 적극영입을 통한 역량보강이 특징으로 꼽힌다.

   
▲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사진=LG 제공

재계에서는 LG정기 인사에 구 회장의 정면돌파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을 제외한 핵심 계열사 부회장 CEO 5명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조직문화’와 ‘순혈주의’ 등에 얽매이지 않고 그룹의 미래 경쟁력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LG 관계자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미래 준비와 성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한 인사”라며 “저성장 기조 지속 및 주요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미래 성장주도 인재 대거 발탁…성과우선 원칙

LG는 이번에 신규 임원 상무 대거 발탁해 미래 성장 이끌어 갈 인재 풀을 확대했다. 2004년 완료된 GS 등 과의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고 규모의 상무 승진자를 배출한 것이다. 이는 지난 6월말 취임 후 미래기술과 혁신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진 구 회장의 의중과 맞닿는 부분이기도 하다.

LG는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해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이를 통해 조직을 역동적으로 탈바꿈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LG의 임원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실시됐다. 성과와 전문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신규 상무 승진자를 대거 발탁하는 한편, 전무 이상 승진자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앞으로도 구 회장 등 그룹 수뇌부는 인재와 조직의 성과를 최우선순위에 둘 가능성이 크다.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부터), 홍범식 ㈜LG 사장, 김형남 ㈜LG 부사장

오픈 이노베이션…외부인재 영입 시너지 확대

LG는 이번 인사에서 적극적으로 외부 수혈에 나섰다.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고객가치 달성에 필요한 역량을 채우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외부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LG사이언스파크를 찾은 그는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적극 추진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스타트업 발굴을 강조한 바 있다.

우선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글로벌 혁신기업인 3M 신학철(61세) 수석 부회장이 선인됐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지주회사인 ㈜LG는 베인&컴퍼니 홍범식(50) 대표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했다. 홍 사장은 디지털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필요한 기업의 혁신 전략 등에 대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LG는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56) 부사장을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선임했다. 김 부사장은 LG가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전개하고, 계열사간 자동차부품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지원역할을 담당한다.

은석현(51) 보쉬코리아영업총괄상무는 LG전자 VS사업본부 전무로 합류했다. LG경제연구원은 박진원(51) SBS 논설위원을 ICT 산업정책 연구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이베이코리아 김이경(48) 인사부문장도 ㈜LG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영입됐다. 김 상무는 인재를 육성하고 후계자 육성 풀을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 구광모 (주)LG 대표가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제공

기술인력 중용…여성임원 7명 신규선임

이번 인사에서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로 엔지니어 등 기술인력이 중용됐다.  LG는 탁월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연구개발(R&D) 엔지니어, 선행 기술·제품 개발에 대한 성과가 있는 우수한 인력에 대한 승진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AI, 빅데이터, 로봇, 5G, 지능형 스마트 공장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했다. 이 사업들은 구 회장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아울러 여성 인재에 대한 동기부여와 회사 내 성장 비전을 제시됐다. LG 여성 임원은 지난 2014년 14명에서 2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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