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젊은 리더십 기대…냉정한 평가도 이어질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오너가 4세 경영인들이 재계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일부 그룹에서 4세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들에 대한 냉정한 경영 능력 평가도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LG·GS·코오롱 등에서는 오너가 4세가 그룹 대표가 되거나 핵심계열사 주요 보직을 맡으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젊은 경영자들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시장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왼쪽부터),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COO /사진=각사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4세 경영인은 구광모(40) LG회장이다. 고 구본무 회장에 이어 LG의 수장이 된 구 회장은 취임 5개월 여만에 정기 인사를 진두지휘하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경영 색깔을 그룹에 입히고 있다.

전날 단행된 정기 인사에서 LG는 지주사 기능을 확대한 가운데 외부 인사 영입, 사상최대 상무 승진자를 배출하며 인재풀을 확대했다. 인공지능과 전장 등 미래 성장 사업에도 힘을 더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 시대에 맞춰 조직과 인력을 정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7일 정기인사를 실시한 GS에서도 4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우선 허세홍(49) GS글로벌 사장이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GS가 4세 중 계열사 대표이사가 된 것은 허 사장이 처음이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 사장은 2006년 GS칼텍스에 입사한 지 12년 만에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인 허준홍(43) GS칼텍스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 허윤홍(39) 전무도 부사장이 됐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41) GS에너지 상무 역시 전무로 한 계단 올라섰다.

깜짝 퇴진을 선언한 이웅열 회장 아들인 이규호(35)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올해 인사에서 전무 승진과 함께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선임됐다. 코오롱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증손자인 이 전무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해 2015년 상무보를 거쳐 지난해 12월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가운데 코오롱은 사장단 협의체를 중심으로 그룹의 현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 전무가 아직 30대인만큼 핵심 보직에서 경험을 더 쌓은 뒤 영향력을 넓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오너가 4세들의 책임이 확대되면서 기업에 불어올 새로운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보다 소통을 중시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사업 추진 능력과 결단력 등은 아직까지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오너 4세 경영자들에 대한 평가가 더욱 혹독해 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4세들의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기업의 색깔과 분위기가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도 경영성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4세 경영이 본격화된 기업들의 전략과 실적 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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