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구 현대증권과의 통합 이후 2년간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해온 KB증권이 내년부터 ‘단독 대표 체제’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은행(IB)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과 의사결정 효율성 증진을 위해 단일 대표로 전환하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각자 대표인 윤경은, 전병조 사장의 임기가 내달 말 만료되면서 후임 인사에 대한 관심이 업계 내에서 급증하고 있다. 두 사장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 이후 각자 대표를 하고 있다. 

   
▲ 2017년 1월 10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KB증권 대표이사 기자간담회에서 윤경은(왼쪽) 대표와 전병조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안팎의 소식통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산하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내달 초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연임 또는 교체를 논의해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KB금융지주에서는 각자 대표체제에서 단독 대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충분히 조직 통합의 여건이 조성된 점,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급증하면서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해진 점 등이 그 이유로 손꼽힌다. 증권사 사업구조가 IB사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이른바 ‘IB통’이 중요시되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대형사들은 ‘IB 전문가’들에게 사장직을 맡기고 있다. 최근 사장에 오른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2년간 자산관리(WM)사업을 맡기 전까지 약 27년간 IB시장에서 활약해 왔다. 지난 3월엔 NH투자증권 IB부문 대표였던 정영채 부사장이 사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한편 KB증권이 각자 대표체제에서 단일 대표체제로 전환할 경우, 역시 각자 대표를 유지 중인 KB자산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자산운용도 대체투자는 이현승 대표가, 주식‧채권 등 전통투자는 조재민 대표가 사업을 진행하는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 중이다. 

두 사람도 역시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KB지주가 증권사와 자산운용 등 2개의 계열사에 비슷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더 이상 KB증권과 KB자산운용이 굳이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면서 “조직 통합을 하면서 새로운 업계 경향을 대변할 수 있는 신임 사장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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