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음주운전 인명피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당초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의 최소형량이 '5년 이상의 징역'에서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수정되어 일각에서는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강화법은 특가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나뉘는데,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되어 최종 확정된 개정 특가법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법정형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형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

법조계는 이번 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사망사고를 낸 음주 운전자의 최소형량이 3년으로 정해져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집행유예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500만원 이하 벌금형을 선고할 때 그 정상을 참작해 적용할 수 있다.

만취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윤창호씨 가족과 친구들은 이번 특가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국민 정서를 모른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윤창호법을 비롯해 각종 민생법안 60건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계기로 심신미약자의 처벌 감경 조항을 삭제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연인에게 불만을 품고 사귈 당시 촬영한 성적 사진 및 영상을 유포하는 '리벤지 포르노'에 대해 처벌을 강화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학 시간강사 처우 개선 방안을 담은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또한 미혼모 미혼부 및 그 자녀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산전·분만·산후 관리와 질병 치료 등 건강관리를 국가·지자체가 지원하는 한부모가족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비롯해, 전매제한 금지규정 위반시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 임대사업자가 임대료를 신용카드 등을 이용한 결제로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도 통과됐다.

   
▲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강화법은 특가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나뉘는데, 11월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