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과 북한간 비핵화 협상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언급하면서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입장을 부드럽게 하고 있는 것이 대북 압박 정책을 더 어렵게 만들고 문제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커 외교위원장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진행되며 러시아 중국뿐 아니라 한국도 제재 완화를 거론하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코커 위원장은 이날 "대북 압박 정책은 그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늘 도전 받아왔다"며 "미국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미중 무역 분쟁까지 벌어지고 있어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며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입장을 부드럽게 하고 있는 것도 그 중 하나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VOA 보도에 따르면, 코커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올해가 지나기 전에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그간 북한과의 협상들이 아무 결과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미 정부 관계자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코커 위원장은 "6월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것은 사실 없었다고 본다"며 "단순한 미북 간 첫 만남에 불과했고 언론용 행사였다"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미 정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이어지는 앞으로의 일들이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이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커 위원장은 "현재까지 북한이 취한 조치는 관심을 보이기 위한 정도의 피상적인 단계에 불과했다"며 "북한이 많은 양보를 해야 바람직한 (비핵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커 위원장은 이날 '미국이 북한의 속임수에 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북한 김씨 일가가 많은 미국 대통령들을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이번 협상에 뛰어들었다"며 "미국의 공화-민주당 대통령 할 것 없이 모두 선의를 갖고 북한과 협상하려고 했지만 결국 원하는 결과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분야에 전문적인 정부 관계자들을 포함해 트럼프 정부는 이번에도 과거와 동일한 일(미국이 북한의 속임수에 당하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진정한 비핵화 이전,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정부가 밝힌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코커 위원장은 내년 미 상원의 역할에 대해 "북한 비핵화 문제는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손에 더 달린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협상은 행정부에 달렸고, 의회도 비핵화를 원하지만 이를 돕는 법안은 현재 부재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과 북한간 비핵화 협상에 대해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입장을 부드럽게 하고 있는 것이 대북 압박 정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밥 코커 미국 상원의원 공식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