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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업하기 좋은 환경' 위해 존재하는 전경련이 방북 기업 모집?
더불어민주당, 전경련에 '방북 기업인 모집' 요청
전경련, '시장경제 체제' 지키는 것이 본연의 역할
승인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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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11-30 11: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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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현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더불어민주당의 요청으로 방북 기업인 모집에 나서 논란이 됐다. 리선권의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는 막말논란이 사그라지기도 전에 방북 기업인 모집을 부탁한 송영길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위원장이나, 속내야 어떻든 여당의 요청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전경련의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을 자아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위원장은 지난 7일 전경련 남북경제교류특위 창립회의에 참석해 "평양 방문 계획을 추진 중인데 전경련에서 기업인 모집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을 동원해 방북을 추진하려는 민주당의 천진난만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더욱이 자신들이 '적폐'로 지목했던 전경련에 그 일을 맡길 수 있다는 점도 그들이 어디까지 뻔뻔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재계의 맏형을 담당했던 전경련을 '패싱'한 채 대한상공회의소를 대화상대로 삼아왔다. '적폐'로 몰아 전경련의 행보를 무력화 시키다가 안면을 바꿔 기업인의 방북을 요청한 건 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 같은 정치적인 상황을 떠나 전경련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기나 한 건지 궁금하다. 전경련은 1961년 정치와 경제의 협력을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 이병철 삼성 회장을 중심으로 경제재건촉진회가 결성됐고, 전국경제인연합회로 개명해 지금껏 이어져 왔다. 전쟁의 폐허로 아무 것도 없던 시절, 산업화를 이끈 신화도 이 같은 역사에서 출발한다.

   
▲ 여의도에 위치한 전경련회관 입구 전경./사진=전경련 제공


그러나 먹고 살만해지니 기적의 역사는 정경유착으로 평가 절하 됐다. 전경련의 비전인 '자유시장경제 창달'은 적폐의 그것으로 왜곡 된지 오래고,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한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 촉진'은 손발이 묶인 채 무력화 됐다. 이제는 급기야 자존심을 챙길 틈 없이 자신들을 적폐로 지목했던 사람들의 요청을 들어줘야 하는 처지까지 왔다.

전경련은 동북아특위의 요청에 따라 회원사와 특위 소속 기업들을 대상으로 방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다수의 기업들이 난색을 표한 상황이어서 이렇다 할 진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역시 해당 계획이 "시기상조"라며 제동을 걸어왔다. 여러모로 명쾌하지 않은 해당 사업을 진행해야 했던 전경련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가 서슬 퍼런 이 시점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존재하는 전경련이 방북 기업인을 모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이러니다. 어디 대북 제재 뿐인가. 북한 관료로부터 우리 기업 총수들이 '막말'을 듣고 온 일은 머나먼 과거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북 기업을 모집하는 단체가 전경련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아프게 다가온다.

그러나 감성적인 접근은 접어두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경련의 존재 이유는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지키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에 있다. 물론 현 상황에서 이 같은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그 또한 전경련의 운명이고 대한민국의 운명이니 받아드려야 한다.

살아 남아야할 의지만큼 중요한 것은 애초의 존재 목적을 추구할 용기이기 때문이다. 이름은 자유시장경제를 창달하는 ‘전경련’이면서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작금의 전경련을 바라보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고통 그 자체라고 한다. 이제 용기가 필요할 때다. 용기 있는 자만이 경제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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