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한미 정상회담서 “김 위원장 서울 방문, 추가 모멘텀 제공에 동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동의하면서 공은 북으로 넘어갔다.

한미 양 정상은 양자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따라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한미 정상이 만난 결과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연내 답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했다고 봐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만, 최종적인 판단의 주체는 북한이다. 북한의 온전한 자기 결정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최근까지 청와대는 ‘김정은의 연내 답방’을 묻는 질문에 “북미 회담을 지켜봐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난달 초로 예정됐던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이 돌연 연기된 이후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회담도 무산되면서 청와대 입장도 바뀌었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의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추진’ 보도가 나왔고,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시점에 대해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7일 “북미 정상회담과 무관하게 김 위원장의 답방을 추진할 것인지, 연내 답방에 연연하지 않고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추진할 것인지, 어떤 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데 더 효과적일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강력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실제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유지’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맞교환하는 결과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월 유럽 순방 때나 11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 각국 정상들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가 가시화될 때 대북제재 완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해왔었다. 청와대는 대북제재 완화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제재 완화를 요청하는 대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동의했다. 청와대도 제재 완화에 대해 ‘비핵화 촉진 수단’이라는 말대신 ‘신뢰의 조치’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기존의 대북제재 유지를 고수하고, 차기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과정에서 또 다른 역사적인 이정표를 남기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멈춰있는 동안 김 위원장도 최근 열흘 이상 공식 석상에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G20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을 지켜본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결정한다면 그동안 북미 간 물밑에서 진행해온 비핵화 협상이 다음 수순으로 진전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한미 양자회담에 앞서 백악관에서 약식회담인 ‘풀 어사이드’를 밝혀 격하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관심이 멀어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 담을 경제 비전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어려움까지 있는 연내 답방을 감행할지는 미지수이다.   

   
▲ 문재인 대통령(두 번째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열린 2018 G20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