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연말을 맞아 금융투자업계 인력 이동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겨웅 최근 운용전략실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실장급 이탈이 연속돼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퇴사한 김성락 전 투자금융본부장이 미래에셋대우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 운용 전략을 총괄하는 이수철 국민연금 운영전략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운영전략실장 자리는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이은 ‘2인자’로 더 잘 알려진 직책이다. 기금 운용에 있어 실질적인 전략을 짜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실장의 사의는 특히 안효준 국민연금 CIO가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 최근 국민연금을 포함해 자본시장 업계 안팎의 인력 이동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서 연이은 인력 유출을 겪고 있다. 일반 운용역뿐 아니라 조직을 이끌어가는 실장급에서도 자리가 비워져 인력이동이 잦아지는 분위기다. 이미 조인식 국민연금 전 해외증권실장이 지난 7월 초 국민연금을 사직했고 고성원 전 뉴욕사무소장, 김재범 전 대체투자실장도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이수철 전 운용전략실장, 해임된 채준규 전 주식운용실장까지 포함하면 올해 실장급에서만 퇴사하거나 퇴사 예정인 인력만 총 5명이나 된다.

곧 ‘운용기금 1000조원 시대’를 앞두고 있는 국민연금에게 인력유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최근 오히려 우수인력 유입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인력을 단계별로 500명으로 늘리고 역량 있는 운용역을 끌어들이고자 운용직 보수 수준을 시장 평균(50%)에서 상위 25% 수준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아직은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인력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올해 반기 기준 ‘오너보다 연봉을 높게 받는 직원’으로 화제가 된 김성락 전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은 최근 한국투자증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접촉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더 나아가 팀 단위 인력 유출 케이스도 있다. 지난 6월 김덕규 전 NH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과 그 수하의 부동산 금융본부 인력 약 10명이 KB증권으로 자리를 통째로 옮겨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민연금을 필두로 인력 유출이 많아지고 있고 또 그 사실들이 하나하나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고 짚으면서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재를 지키기 위한 회사들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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