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매직'의 베트남에게 필리핀은 두려운 적수가 되지 못했다. 베트남이 원정으로 열린 4강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자 베트남 전역은 다시 응원 열기로 뜨겁고 붉게 타올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필리핀 바콜로드의 파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준결승 1차전에서 필리핀을 2-1로 꺾었다. 

   
▲ 사진=스즈키컵 공식 홈페이지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이나 넣고 이긴 베트남은 결승 진출을 위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오는 6일 열리는 홈 경기에서 베트남은 비기거나 0-1로 져도 결승 티켓을 따내게 된다.

이날 경기는 박항서 감독과 에릭손 필리핀 감독, 두 외국인 사령탑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박항서 감독이 세계적 명장으로 꼽히는 에릭손 감독과의 승부에서 기선제압을 한 셈이다.

베트남은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기회를 엿보다 전반 13분 후방에서 넘어온 긴 패스를 응우옌 아인득이 머리를 갖다대 골키퍼 키를 넘기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필리핀도 호락호락 주저앉지는 않았다. 거친 플레이로 베트남 선수들을 괴롭히며 반격에 나섰고 전반 종료 직전 패트릭 라이헬트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베트남이 후반 3분 판반득의 골로 다시 앞서갔고, 이후 끝까지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냈다.

베트남이 원정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자 베트남 전역이 또 한 번 축구 열기로 들끓지 않을 수 없었다.

   
▲ 사진=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수많은 베트남 국민들의 길거리 응원에 나섰고 베트남의 승리 후 이제는 익숙해진 광란의 밤을 보냈다. 국기를 흔들고, 노래하며 춤추고,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며 경적을 울리고. 

그리고 또 하나 익숙해진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잇따라 기적을 연출해내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사진을 들고 연호하거나 태극기를 흔드는 응원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특히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호안끼엠 거리와 베트남 남부 호찌민 응우옌 후에 거리 등에서는 대규모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졌으며, 경기를 볼 수 있는 TV나 스크린이 설치된 베트남 전역의 카페와 주점·식당에는 여지없이 팬들이 몰려 박항서호를 응원했다. 연합뉴스는 박항서 감독이 있기에 베트남이 결승에 오를 것을 자신하고,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과 친근감이 커졌다는 베트남 시민들의 멘트를 전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