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다자회의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고 지적하거나 한미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지만 국내 현안에 대해서는 질문 자체를 받지 않겠다고 말하고, 질문이 나왔는데도 답변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내 간담회가 시작되자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등을 마친 소회 등을 밝힌 뒤 “국내 문제는 질문 받지 않겠다”고 먼저 밝혔다.

하지만 도중에 경제 분야 질문과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특감반의 비위행위 등 국내 현안과 관련된 질문이 나왔고, 문 대통령은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답변하지 않은 질문은 먼저 ‘문재인 정부 3년차를 맞는 내년에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 분야’, ‘지표상 내년에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야’ 등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제가 외교 문제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바로 이어 ‘그래도 순방 중에 국내에서 관심사가 큰 사안이 벌어졌기 때문에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다’는 말이 나왔지만 또다시 문 대통령은 “짧게라도 제가 질문 받지 않고 답하지 않겠다. 외교 문제에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아르헨티나에서 출국하기 직전 SNS에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 꼭 믿어달라는 메시지를 전하셨는데 설명해달라’는 질문에도 “외교로 돌아가시죠. 이왕 마이크 드셨으니까”라며 답변을 피해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 간에 평화를 이루고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것도 정의로운 나라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문 대통령은 질문 중 하나인 ‘한미 간 불협화음’에 대해서는 이미 부인하는 답변을 했는데도 간담회 마지막에 추가 답변을 내놓으며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남북 간에) 이뤄진 하나하나가 미국이나 또는 유엔 안보리와의 사이에 협의없이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예를 들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하려면 행사 기간동안 발전기를 가동하려면 기름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 기름도 북에 주는 것이 아니다. 거기서 사용하고 남으면 갖고 돌아오는 것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기름이 북으로 가게 된다면 그것도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며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 “그래서 그런 과정이 수없이 많은 대화 속에서 이뤄지고, 그 대화가 조금 불편한 면들이 있어서 아예 한미 간에 워킹그룹을 만들어서 이제는 계속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한미 간에 불협화음이라든지 이런 것은 전혀 없다라는 것을 제가 자신 있게 드리니까, 혹시 그런 말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지금 가는 방향에 대해 자신이 있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을 받자 “ 지난 1년간 북한은 일체 도발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국제 언론 앞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똑같은 이야기를 제가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직접 연설할 수 있는 기회를 저한테 허용을 했다”며 “그리고 핵실험장과 미사일 실험장의 폐기에 대해서 미국의 참관을 받겠다라고 약속했고, 또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영변의 핵단지, 핵시설을 다 폐기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지금까지 흐름을 본다면 대단히 긍정적으로 진전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의 진전이 워낙 빠르다 보니 요즘 한두달 정도의 정체 때문에 지금 교착에 빠진 것 아닌가라고 걱정되는 것인데, 2차 북미 정상회담만 해도 내년 초로 얼마 남지 않았다. 저는 이 과정이 잘 이뤄지리라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제재 중단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가 됐다라고 볼 수 있을 때이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말했듯이 20%가 될지 30%가 될지는 모른다”면서 “그런 것은 진행에 따라서, 협상에 따라서 상호간에 판단하는 문제이고 결국 미국의 판단에 달려있다. 결국 북미 간에 풀어야할 문제라고 본다”고 답했다.   

기내 간담회 사회를 맡았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오늘은 외교 문제에 국한하는 것으로 하시고, 대통령께서 국내에 돌아가시면 여러가지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들을 직접 처리하시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님 말씀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