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예진이 '집사부일체'에 출연했다. 기존 멤버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프로그램에는 활기가 넘쳤고, 손예진은 흔히 볼 수 없었던 여배우의 집과 일상을 공개하며 새로운 면모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시청률은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톱스타를 활용하는 좋은 예가 될 듯하다.

2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는 배우 손예진이 특별 출연해 멤버들과 함께 MT를 떠나는 모습이 소개됐다.

1주년이 된 '집사부일체' 특집 편이었다. 프로그램의 원래 취지를 살리자면 무게감이 있거나 화제가 될 만한 '사부'를 모시고 특별히 의미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제작진은 1주년 특집에 '사부'는 없다고 했으며, 고생해온 멤버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만나면 좋아할 만한 사람과 함께 MT를 간다고 했으며, 함께할 사람이 MT를 직접 기획했다고도 알렸다.

힌트요정이 된 배우 공효진과 전화 통화를 하며 호들갑스럽게 MT 기획자를 추측해보는 과정도 거쳤다. 

멤버들이 궁금증을 잔뜩 안고 찾아간 집에서 만난 사람은 손예진이었다. 정갈하고 세련된 감각으로 인테리어된 손예진의 집이 공개됐고, 손예진은 직접 준비했다며 '집사부일체' 1주년을 축하하는 케이크까지 들고 깜짝 등장했다. 멤버들은 역대급 반응을 나타냈다. 토크를 책임져온 이승기와 양세형은 말문이 막혔고, 육성재는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리는가 하면 귀까지 빨개졌다.

   
▲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직접 MT를 설계했다고 밝힌 손예진은 "'사부'라는 말이 너무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이 프로그램과 사실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번에 1주년이라고 하셔서 선물같은 하루를 주고 싶었다"고 흔치 않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이유를 전했다.

사실 이후 진행된 내용은 평소 '집사부일체'와 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손예진은 10년째 다니고 있다는 필라테스 스튜디오로 멤버들을 데려가 자기만의 신체 관리 노하우를 소개하면서 시범도 보이고 멤버들에게 스파르타식 훈련도 시켰다. 이어 자신의 연기 인생에 가장 의미있는 곳 중에 하나인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촬영 장소로 멤버들을 이끌었다. 콘셉트가 함께 즐기는 MT인 만큼 손예진은 다양한 게임도 직접 준비해 갔는데, 승부욕이 남다르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다음 회에서는 손예진과 멤버들이 벌일 대단한 승부가 예고됐다. 

'집사부일체' 제작진이 손예진을 섭외해 출연시키면서 '사부' 타이틀을 붙이지 않은 것은 매우 영리해 보였다.

배우로서 자기 분야의 톱 위치에 오르고, 올해만 해도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협상'을 통해 큰 인기를 누렸던 손예진이다. 이런 성공한 배우가 사부로 나선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다만, 손예진 스스로도 '사부'라는 말에 어색함을 느꼈듯 아직 한창 활동하는 젊은 나이의 배우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멤버 중 이상윤과는 비슷한 연배에 활동하는 분야도 같다. 연기 경력은 손예진이 앞서지만 '사부'란 타이틀을 달고 이상윤과 프로그램을 함께 하기엔 서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제작진은 이런 점을 고려해 '사부'가 아닌 1주년 '선물'로 손예진을 포장했으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고, 멤버들과의 케미도 좋았다.

손예진의 출연 자체가 화제성을 보장한데다 밝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촬영이 이뤄진 결과물은 높은 시청률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이날 '집사부일체' 시청률은 1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손예진이 모처럼 예능 나들이를 하면서 1주년을 맞은 '집사부일체'를 찾은 것, 멤버들에게도 제작진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좋은 '선물'이 된 셈이다. 아직 선물 포장을 다 뜯지 않았으니, 다음주 '집사부일체'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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