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년 프로야구를 총결산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0일 열린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포지션별 후보 명단을 3일 발표했다. 10개 포지션에서 총 97명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팀 별로 가장 많은 후보자를 낸 팀은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였다. 두 팀은 각각 13명씩을 후보에 포함시켰다.

후보 숫자는 두 팀이 가장 많지만, 수상 가능성을 따져보면 온도 차가 크다. 압도적인 승률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두산의 주역들이 다수 후보에 올라 수상을 바라보고 있다. 리그 8위로 포스트시즌 탈락을 한 LG는 후보는 많이 배출했지만 수상을 확신할 만한 선수는 별로 없다.

   
▲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린드블럼, 양의지, 김재환(이상 위), 김현수(아래). /사진=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두산은 우선 투수 부문에서 수상자를 낼 것이 확실시 된다. 린드블럼, 후랭코프 두 외국인 원투 펀치가 워낙 빼어난 성적을 냈기 때문. 18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한 후랭코프보다는 평균자책점 2.88로 방어율왕에 오른 린드블럼의 수상이 유력하다. 린드블럼은 전체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5승을 수확했다.

포수 부문 양의지의 수상도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양의지는 올 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8리, 23홈런, 77타점으로 공격 면에서 포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냈을 뿐 아니라 3할7푼8리의 도루저지율도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좋았다. 국가대표팀 주전 포수로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양의지의 통산 4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을 막아설 마땅한 경쟁자는 없어 보인다.

3명을 뽑는 외야수 부문에서는 김재환이 눈에 띄는 후보다. 44홈런과 133타점으로 홈런왕·타점왕 2관왕을 차지했고 정규시즌 MVP에까지 오른 김재환이다. 황금장갑도 낄 것이 유력하지만 외야 쪽에는 경쟁자들이 만만찮다. 전 경기 출전해 최다득점과 최다안타 1위에 오른 롯데 전준우, 타율 1위 LG 김현수, 한화 돌풍의 주역이었던 제라드 호잉, 43홈런과 114타점으로 KT의 창단 첫 탈꼴찌에 앞장섰던 멜 로하스 주니어 등이 골든글러브를 노린다. 그렇다 해도 과거 금지약물 복용이라는 흠집만 빼면 김재환은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다.

3루수 허경민도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려볼 만하다. 133경기에 출전한 허경민은 타율 3할2푼4리, 10홈런, 79타점, 85득점, 167안타, 20도루로 공수주에서 두루 좋은 활약을 했다. 리그를 대표해온 3루수 최정(SK)이 부상으로 부진했기에 허경민이 삼성 이원석, KT 황재균, 한화 송광민과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최주환이 롯데 이대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주환이 장타력에서는 밀리지만 우승팀 프리미엄이 있다.

이처럼 두산이 최소 3~4명의 수상자를 낼 전망이지만, 똑 같이 13명이나 후보를 배출한 LG는 한 명도 수상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는 투수 부문에 헨리 소사, 타일러 윌슨, 임찬규, 차우찬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유강남이 포수, 정주현이 2루수, 양석환이 3루수 부문 후보에 포함됐다. 외야수에는 김현수,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4명이나 후보로 올랐고 박용택이 지명타자 부문 후보다.

현실적으로 수상권에 근접한 유일한 선수가 김현수다.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와 올해 LG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3할6푼2리의 고타율로 타격왕에 오르며 '타격기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부상으로 시즌 종반 출전하지 못해 총 117경기밖에 뛰지 않았고 1루수를 병행하느라 외야 수비로 나선 비중도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적다. 타격왕임에도 임팩트 있는 활약을 하지 못했고 팀 성적도 나빠 얼마나 득표할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자 박용택은 이번 시즌에도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며 분발했지만 이대호, 최주환보다 성적이 처져 2연속 수상은 힘들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