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 해 영업을 끝내고 새해를 준비하는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주변 지점을 통합해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WM) 복합점포로 바꾸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노조는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신증권은 울산과 대구에서 지점 1개씩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대신증권의 국내 지점은 51개, 영업소는 1개다. 이번에 감축되는 곳을 포함하면 대신증권의 지점은 총 50개가 된다. 연말을 앞두고 영업 효율화 등을 위해 지점망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 2012년 말에만 해도 지점 수가 104개였다. 쉽게 말해 약 6년 만에 절반 넘는 지점이 줄어든 셈이다. 지점 축소와 함께 인력 재배치도 이뤄져 2012년 말 대신증권 전체 인력의 60%가 리테일 영업점에 배치돼 있었지만, 현재는 전체 인력의 45%만이 리테일 부문에 포진된 상태다. 

직원 숫자를 놓고 보면 ‘직원 감소‧지점 감소’라는 최근 증권업계의 패턴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6년 전 2300명이 넘던 대신증권 직원 수는 현재 1400여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리테일 영업점에서만 630여명의 직원이 줄어들면서 직원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한 모습이다. 

이와 같은 흐름은 금융노조로부터 집중적인 불만을 사고 있기도 하다. 증권사들의 전략이 지점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수렴되면서 소속 직원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지점 통폐합’ 흐름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연말이 되면서 증권사들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영업 반경이 겹치는 지점들을 통폐합하고, 지방 거점 점포는 키우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지점 통폐합 등 영업망 관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증권은 전하동지점, 화봉 지점 등 올해 안에 3개 지점을 통폐합 한다고 밝혔다. 일산지점의 경우 주변 지점을 통합해 WM 복합점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달 지점을 3개가량 추가로 줄였다. 이에 노조는 구조조정 반대 철야농성에 돌입하며 경영잔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라면서 “내년 실적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속도를 내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