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7∼9월 전남 신안 흑산도와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해역에서 진행한 발굴조사를 통해  중국 중세 남송 대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550여 점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남송은 금나라에 양쯔강 이북 지방을 빼앗긴 송나라가 강남 항저우(杭州)로 천도한 시기로, 1127년부터 1279년까지 존속했다.

해양문화재연구소가 긴급 조사를 한 흑산도 바다에서는 청자 접시를 비롯해 유물 50여 점이 나왔다.

신창리 해역은 1996∼1998년 제주대와 국립제주박물관이 조사한 바 있는데, 이번 발굴에서는 '금옥만당'(金玉滿堂), '하빈유범'(河濱遺範) 글자를 바닥에 새긴 청자 조각을 포함해 유물 500여 점을 찾았다.

도자기는 대부분 저장성 룽취안(龍泉)에서 제작한 청자고, 푸젠성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유물도 있었다.

룽취안에서는 북송 시대부터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청자를 생산하는 가마가 운영됐는데,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다가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원나라 무역선 신안선에서도 많은 룽취안 청자가 나왔다.

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흑산도와 제주도는 고려와 남송, 일본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해상 교역로에서 중요한 경유지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흑산도 해로는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를 방문하고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송과 고려를 잇는 항로로 소개됐고, 조선 후기 학자 한치윤은 '해동역사'(海東繹史)에서 제주도에서 바닷길로 송과 일본을 쉽게 갈 수 있다고 기록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내년에 신창리 해역을 정밀 발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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