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베트남 국민들은 요즘 축구로 행복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연이어 승전보를 전하고 있기 때문.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이 승승장구한 끝에 결승 진출에 성공하자 또 한 번 베트남 전역은 뜨겁게 달궈졌고, 이미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하늘을 뚫고 치솟았다.

베트남은 6일(이하 한국시간) 하노이의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준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필리핀을 2-1로 제압했다. 앞선 원정경기에서도 2-1로 승리했던 베트남은 종합 전적 4-2로 필리핀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베트남 축구팬들이 기뻐할 만한 쾌거였다. 베트남은 스즈키컵에서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는데 2008년 대회 때였다. 이후 결승에 올라보지도 못하다가 박항서 감독이 팀을 맡은 후 10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니 축제 분위기로 불타오른 것은 당연했다.

   
▲ 사진=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연합뉴스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와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 곳곳은 국기인 금성홍기를 들고 승용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기쁨을 만끽하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부부젤라를 불거나 북을 치며 거리에 나와 있는 시민들은 함께 기쁨을 나눴다. 축구 중계를 볼 수 있는 곳이면 카페든 주점이든 식당이든 어디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3세 이하 선수권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 이어 스즈키컵 결승행으로 매번 베트남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다. 이제 '국민영웅'이라는 호칭으로는 부족할 정도다. 이날 역시 길거리 응원전에서는 박항서 감독의 사진이나 대형 그림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박 감독의 사진을 따라다니며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외치는 이들도 많았다.

박항서 감독의 높은 인기로 인해 덩달아서 태극기도 베트남 현지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응원 도구가 됐다. 이날 경기가 펼쳐진 미딘경기장 안팎에서는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거나 태극기를 어깨에 걸친 모습도 심심찮게 보였다.

베트남과 박항서호의 축구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베트남은 10년만의 우승을 위해 말레이시아와 두 차례 결승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오는 11일 말레이시아 원정 1차전, 15일 홈 2차전을 치른다. 

베트남이 박항서 감독의 지휘 아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순간을 맞으면,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울 지는 2002 월드컵 대한민국의 4강 진출을 돌이켜보면 짐작할 수 있다. 바로 그 2002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감독이 히딩크였고, 코치가 지금 '쌀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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