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브라질.말레이시아 불안...원화 추가 강세는 제한적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취약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는 2~3분기의 환율불안에서 벗어나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최근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등은 다시 '불안 징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 원화는 '강세'를 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브라질 헤알화는 10월말부터 약세를 재개, 11월 26일에는 하루만에 2.7% 가치 하락을 기록하면서 최근 2년 사이 3번째로 대폭 떨어졌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약세 흐름을 8개월째 지속하고 있어, 지난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약세다.

두 나라는 원자재의 수출 비중이 높고 정권교체를 겪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브라질은 대외, 말레이시아는 대내 부문이 비교적 '취약'한 상태다.

브라질은 새 정부 내각 구성 과정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식품.철광석.원유 등 주요 수출 원자재들의 가격이 하락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다시 확대될 경우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7% '부채초과' 상태인 순대외포지션 악화 속도가 가팔라질 소지가 있으며, GDP의 7~8%를 넘는 재정적자도 위험한 상태다. 특히 공공부채는 GDP의 80% 수준에 근접해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 정부 말기 급속히 악화된 재정건전성 회복을 추진하고 있으나, 원자재 가격 하락에 의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경상 흑자가 2003~2011년 평균 GDP의 10%대에서 2016년 이후 2%로 '급감'하면서, 순대외포지션은 지난해 4분기에 순자산에서 '순부채'로 반전되고, 외국인 증권투자비중도 국채 발행잔액의 25% 보유로 취약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일부 국가 환율을 통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운은 "신흥국 통화에 중요한 변수는 금리차보다 성장.실적임을 감안할 때, 경기둔화 우려가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신흥국 통화 전반의 장기 전망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브라질, 말레이시아의 환율불안 징후가 경기부진 및 정책 '딜레마'에 처해 있는 아르헨티나, 터키,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여타 취약국들로 확산될지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원화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무역전쟁 '휴전' 이후 중국 위안화와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화의 추가 강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휴전이 '조건부'일 뿐,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위안화 강세는 실물경기 악화 및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고,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한미 시장금리차 확대'도 원화 강세의 '제약요인'이라는 점에서다.

미국의 향후 보호무역주의 등 불확실성으로 위안화와 엔화는 지금보다 약세가 예상된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6일 6.2원 '급등'한 1120.3원에 마감됐는데, 중국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 연초에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등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과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시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는 현 수준보다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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