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영향력 강화, 베네수엘라 의장 임명 등으로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감산'에 합의, 석유시장이 '안정화'될 전망이지만, '불확실성'도 여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산유국들의 석유시장 안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향후 12개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0~70 달러 구간 내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황병진 연구원은 "주요 산유국들이 시장점유율보다 유가 '방어'를 통한 시장 안정화에 초점을 둔 공급정책을 펼치는 이상, 유가 '하방경직성'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증권은 이런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들에 주목했다.

우선 'OPEC+러시아'(OPEC+)의 의사결정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OPEC의 '분열 가능성'을 제기했다.

OPEC을 주도해 왔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력이 '카슈크지 사건'으로 미국에 휘둘리면서, 비 서방 산유국의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OPEC의 설립 취지마저 흔들리게 됐으며, OPEC+의 정책결정을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면서, 다른 산유국들이 영향력 감소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

KB증권은 또 차기 OPEC 의장으로 임명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심복이자 군 장성 출신인 마누엘 퀘베도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의 향후 행보를 우려했다.

반미 성향의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의장이 되면, OPEC에 '증산'을 요구하는 미국과의 '마찰'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임재균 연구원은 "그는 OPEC의 '리더'로서의 '수행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카타르의 OPEC 탈퇴 등 OPEC의 '결속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리더 역할을 해야 할 베네수엘라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이번 합의 과정에서 산유국 간 '이해 상충'과 '불협화움'이 노출되고, 미국이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어, 합의가 제대로 준수될 지에 대한 '의구심'도 상존하고 있다"며 "내년 '공급과잉 해소' 여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이번 감산 결정으로 10월 초 이후 '낙폭 과대' 및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유가는 '단기 반등'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중기적 '방향성'은 감산이행률 및 공급과잉 해소 여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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