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에서 단순 금융업무를 벗어나 장학금 지원, 봉사활동 등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포용적 금융 실천을 강조한 만큼 업계의 노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지는 금융의 공공성과 함께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금융산업의 현 주소를 살펴보기 위해 5차례에 걸쳐 현 주소 등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 요양복지사 이영자(50대·가명)씨는 2년 전 차량이 고장 나 생계에 곤란을 겪던 중 은행으로부터 ‘새희망홀씨대출’을 추천받아 생계를 이어가게 됐다. 차량 구입비만 지급하는 중고차 대출만으론 차량보험료와 소유권 이전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애를 먹던 중 은행으로부터 새희망홀씨대출을 추천받은 것이다.

#. 청각장애인 최준영(30대·가명)씨는 급하게 생활자금이 필요해 대출 서비스를 신청했으나 소득이 적고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번번히 거절당했다. 재직 2개월 차에 통장 잔고도 넉넉하지 않고 장애인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이후 D은행은 그가 여러 직장을 거치며 성실히 노력해온 경험을 인정해 새희망홀씨대출을 권유했고 그는 은행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헤처나갈 수 있게 됐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은행권이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자 서민금융 상품을 적극 실행하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취약차주의 리스크가 높아진 가운데서 새희망홀씨 등으로 고금리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추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6개 은행(KEB하나·신한·우리·KB국민·IBK기업·NH농협은행)의 올해 1~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새희망홀씨 대출 규모는 2조37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452억원) 대비 22% 늘어났다.

새희망홀씨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 6~10등급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금리 연 6~10.5%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실행해주는 서민금융 상품이다.

통상 서민금융 상품에는 미소금융과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이 있다. 1금융권에서는 새희망홀씨 대출이 유일한 서민 금융 상품으로 은행권마다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자 관련 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낮은 금융소비자의 경우 대부분 1금융권을 이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편견이 많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은 4~8등급의 차주에 대해서도 대출을 늘리고자 중금리 온라인 신용대출 등을 신설해 활성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7월 정부의 서민금융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플랫폼 '스마트대출마당'을 출시했고 3개월 만에 2만건의 대출을 실행했다. 그룹사 자체 대출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에게도 대출 혜택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대출의 이용 고객 83%는 중위험 신용등급 고객으로 이 중 51%는 저리의 은행(평균 4.3%) 신용대출이나 저축은행의 햇살론(7.8%)을 추천 받았다. 일반 저축은행의 자체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보다 약 8% 의 금리 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신용등급 7등급으로 시중은행 대출이 불가능 할 줄 알았던 고객들의 경우 스마트대출마당을 통해 각각 5% 대의 은행대출 1300만원과 7%대의 저축은행 햇살론 1500만원을 대출받았다"면서 "일반적으로 KCB 기준 7등급 고객이 받는 평균 대출금리 대비 약 9% 이상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순 대출을 늘리는 것 외에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을 덜어주고자 원금의 최대 45%를 탕감해주는 채무조정제도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은 최근 '은행권 취약차주 부담 완화 방안'에 따라 이같은 제도를 고민 중이다.

기초수급자나 장애인, 실업이나 폐업, 질병으로 생계가 곤란한 차주를 대상으로 빚을 갚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나 법원의 채무 조정에 들어가기 전에 은행 차원에서 미리 채무를 조정해주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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