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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내가 상속 받는 건 좋지만 부자들 상속은 부당?
배아픔 정서로 발현된 상속세 최고세율 65%…정당한가
부모가 자녀에게 좋은 것 물려주고픈 마음 왜곡해선 안돼
승인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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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12-12 11: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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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현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모든 부모는 자기가 가진 좋은 것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 한다. 그것은 현금일 수도 있고, 좋은 동네에 위치한 건물일 수도 있으며, 뛰어난 두뇌, 예체능에 기반 한 재능, 보기 좋은 외모, 무언가를 끈질기게 해내는 근면성실함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자신의 소득이 얼마이든 간에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은 대부분 비슷하다. 그리고 이것은 그들이 무언가 결실을 맺는데 또 다른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인류는 그렇게 진화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 자연스러운 마음이 유독 배 아픔의 정서로 발현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상속세다. 한국에서 대기업을 상속하려면 할증이란 게 붙어 무려 65%의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수치가 가능한 이유는 기업 상속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민도에 기인한다. 가난하지만 좋은 머리를 물려받아 일류 대학에 진학한 뒤 상류사회에 진출하는 것은 ‘개천에서 용이 난 것’이지만, 기업 총수의 유산 상속은 “부모 잘 만났다는 이유로”라는 빈정거림과 함께 평가 절하된다. 모두 다 부모가 물려준 유무형의 자산임에도 그렇다.

재벌가의 자녀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거대한 권력을 물려받는 것은 말도 안 되니 정당한 상속세라도 지불하라는 속내다. 하지만 이 상속세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는 따져봐야 알 일이다. 이미 소득을 벌어들이는 과정에서 소득세와 취득세를 지불한 것임에도,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이유로 상속세를 내게 하는 것은 엄연한 이중 과세다. 여기에다 부자라는 이유로 할증이 붙는 것은 ‘징벌’에 가깝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마어마한 세금을 물어 상속을 하느니 물려주지 않겠다며 가업을 포기해야 하는 기업도 존재한다.

물론 기꺼이 상속세를 지불하겠다는 사례도 존재한다. 최근 회장 자리에 오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약 7000억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납부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미 6분의 1 가량을 지불했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선 “역시 LG”라며 착한 기업의 표본이라고 추켜세운다. 그러면서도 40대 청년이 그 큰 금액을 어디에서 마련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불만도 없다. 그 재산 역시 LG가라는 뒷배가 없었다면 만들어내기 힘든 금액일 텐데, 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어쩐지 좀 이상하다.

상속세를 지불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악법도 법이니 지키는 것이 옳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는 본질은 같음에도 그것을 일관성 있게 바라보지 못하는 일각의 시각이 의아하다는 것이다. 사실 40대가 7000억 원의 상속세를 지불하든, 7조 원을 지불하든 이렇다 저렇다 참견할 여지가 없다. 마찬가지로 나와 이해관계가 없는 한 어느 누가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든, 뛰어난 미모를 물려주든, 좋은 머리를 물려주지 못하니 현금이라도 물려주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그뿐이다.

다만 이 막대한 상속세율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기업 승계가 불가능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한국 경제의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들이 떠안아야 한다. 누군가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옳으니 기업 승계가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주인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은 엄연히 다르다. 일반 식당만 해도 주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분위기가 천지 차인데 기업이라고 왜 다르겠는가.

기업 상속 문제는 비단 오너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깝게는 임직원들의 생존의 문제고, 크게 보면 한국 경제의 존폐가 달려있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우리도 일본과 독일처럼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 한반도에 존재하는 100년 넘은 기업이 두산과 동아제약 뿐인 것은 아쉬운 일이다. 여기에다 이 같은 상속세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100년 기업은커녕 한 시대만 풍미하고 만 기업만 존재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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