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규모가 올 10월 기준 4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자금의 83%가 중소기업에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4대 은행의 기업대출금 잔액은 401조2186억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116조2083억원, 신한은행 99조489억원, 우리은행 93조7001억원, KEB하나은행 92억2613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기업대출 부문에는 중소기업(SOHO 포함)과 대기업으로 나눠지는데 올해까지 전체 대출 잔액에서 중소기업에 지원된 자금 비중이 83%에 육박한 상태다.

이재복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경우 내부자금이 풍부해 자금 조달이 용이하고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직접금융시장을 활용하는 경향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16년 이후 기업의 투자 등도 줄어들고 있어 그 성장세가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선·해운의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졌던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추진과 제조업 투자 방향에 따라 향후 쏠림 현상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연달아 발표하며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대신 은행의 자금을 혁신 기업 등에 지원할 뜻을 밝혔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중소 제조업체 등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여신 회수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고 금리가 상승해 은행마다 새 먹거리를 찾고자 대기업대출로 경쟁력을 찾고자 했다"면서 "올해부터는 새 예대율 규제 등으로 은행마다 중소기업 대출 가중치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으로 중기 대출의 성장세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 잔액)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간 가중치를 차등화하기로 해 은행의 중기 자금 지원 노력이 중요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020년부터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점은 우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0월 한 달간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1.72%로 전월 말보다 0.06%포인트 하락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0.64%로 전월 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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