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처리되면서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피소를 당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로 2016년까지 지속된 적자상황이 개선된 이래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증권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CERCG의 ABCP 부도 관련 5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이다. 

   
▲ 사진=연합뉴스


현대차증권 측은 CERCG ABCP 발행 관련 두 증권사가 주관사로서 실사 의무를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환당국(SAFE) 등록과 CERCG의 공기업 관련 사항을 숨겼다는 점도 지적됐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해당 증권은 사모로 발행해 실사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다. 주관사가 아닌 자산관리자일 뿐이라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최근 CERCG ABCP는 최종 부도처리 되며 시장에 파장을 남겼다. 한화투자증권은 채권자들과 함께 CERCG와 자국계획안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투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게 한화 측 입장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로 ELS 손실로 2015~2016년 적자를 기록했던 한화투자증권은 다시 한 번 위기관리능력을 시험받게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하반기 당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폭락하면서 기존에 발행된 2조원 규모 ELS가 대거 손실 구간에 진입한 일이 있었다.

올해 상반기 들어서야 한화투자증권은 ELS 자체헤지 발행 물량을 완전히 해소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굳혔다.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를 필두로 트레이딩, 홀세일 부문 등에서 실적이 개선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화투자증권의 실적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세를 나타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수익은 WM(1194억원), 트레이딩(275억원), 홀세일(217억원), IB(718억원) 등 전 사업부문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은 20% 상승한 2531억원까지 상승했다. 이렇게 이른바 ‘ELS 악몽’이 끝나가는 지난 5월 CERCG ABCP 사태가 재차 발생해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6년 한화투자증권이 위기 타개를 위해 택했던 방법은 경영진 교체를 포함한 조직 개편이었다. 사업 전략과 영업제도, 리스크관리 시스템 등이 전면적으로 정비됐다. 본사사옥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력 보완을 도모했다. 

이번 사태 이후의 상황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수익성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최근 실적 개선 국면에 들어선 만큼 CERCG ABCP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여부가 특히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IB는 물론 한화투자증권의 주력 사업부문인 WM에도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소송을 최대한 짧은 기간 내에 마무리 짓고 그 사이 충격 흡수를 위한 영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