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토요타·닛산·혼다 중심의 편 가르기
연구개발비용 투자 보다 협업 선택한 완성차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사회 분야의 퍼스트무버로 활약하겠다고 공언하며 글로벌 시장의 수소동맹이 이목을 끈다.

완성차업계가 기존의 독자개발을 버리고 확실한 기술습득과 기간단축을 위해 기존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혹은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기업과 동맹을 맺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아우디와 토요타는 BMW와 한배를 타고 있고 이밖에도 다양한 브랜드가 동맹관계에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간의 수소동맹이 갈수록 치열한 경쟁구도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든 기술을 독자개발에 몰두하던 완성차 업계가 시대에 흐름에 발맞춰 빠른 성장을 위해 취한 변화다. 

   
▲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가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SUV로 인정받았다.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본격적인 수소 굴기에 착수한다고 'FCEV 비전 2030'을 통해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향후 승용차와 상용차를 포함해 수소차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에 나선다. 

이는 현재의 현대·기아차 글로벌 점유율을 감안하면 이번 로드맵은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다. 

이런 현대차그룹과 함께 하고 있는 수소차동맹은 아우디다. 양사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압도적 기술 경쟁 우위를 창출하고 글로벌 저변 확대를 전방위로 전개할 계획이다.

아우디는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수소차 관련 연구 개발을 총괄하고 있으며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 및 폭스바겐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에 효력을 미쳐 파급력이 클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수소차 기술 확산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해 특허 및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 데 합의하고 수소차 시장 선점 및 기술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향후 기술 협업을 지속하고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은 수소차 보급 확대 및 수익성 강화를 모색 중인 현대차그룹과 수소차 양산 모델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아우디 간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됐다.

수소차 시장의 미래 성장 가능성 및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또한 양사는 수소차 시장의 선도 업체와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업체 간의 기술 협업이 가져올 막대한 시너지 효과에도 주목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98년부터 수소차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연구 개발을 바탕으로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올해 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차세대 수소차 '넥쏘'의 판매를 시작하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리딩 업체로 거듭났다.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를 비롯해 10여개 브랜드를 보유중이며 글로벌 전 지역에 연간 1000만대 이상 판매하는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다.

또한 폭스바겐그룹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이다.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수소차 보급을 적극지원하고 있다. 이런 특성을 잘 살리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시장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의 주요국들은 수소차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보급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고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최대 경쟁상대로 꼽히는 토요타는 BMW와 함께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지난 2015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인 i8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한 프로토타입 차량을 공개하며 이목을 끈바 있다. 

토요타는 수소기술력을 공유하는 대신 BMW의 고성능차 M의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협력관계를 굳건히 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2020년에 양산형 수소차 출시를 목표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와 BMW의 동맹은 수소차가 친환경차량에서 멈추지 않고 향후 고성능 차량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토요타 연료전지차 미라이/ 사진=미디어펜


이 밖에도 닛산과 포드-다임러 역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술공유를 위해 제휴 관계를 맺고 있고 혼다는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동 생산할 계획을 밝히고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들 역시 이미 수소차 신차의 개발이 완료됐거나 완성단계에 놓여있고 2020년을 경계로 다양한 수소차가 쏟아져 나오며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글로벌 경쟁사들의 도전에 맞서 현대차그룹은 환경문제에 예민한 유럽에서 수소차 세력 확장을 위한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에너지에 1000대의 수소전기 트럭 공급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프랑스 에어리퀴드와 엔지에 2025년까지 5000대의 수소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더욱이 수소차 택시회사에 신형 수소차 넥쏘를 공급하며 최상위 기술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다만 이미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이 같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 왔지만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시작했다. 기술력면에서는 글로벌 최고수준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발 늦은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과의 동맹을 통해 공백기를 매우고 현대차그룹만의 추진력을 통해 시장에서의 반전이 기대 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자계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며 연구개발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 보다 확실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진입의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체기를 보이고 있는 완성차 시장이 수소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