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10차 회의가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열렸지만, SMA 연내 타결이 사실상 무산됐다.

더욱이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내년 4월15일부터 주한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 8700여명이 강제 무급휴직 처리되어 '임금 체불' 논란까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는 14일 "제10차 SMA 체결을 위한 한미간 10차 회의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1991년 1차 협정을 시작으로 9차례 특별협정을 맺었는데 현행 9차 SMA(2014~2018년)는 올해 12월31일 부로 종료된다.

5년전 현행 협정을 체결할 당시 분담금 총액 인상률은 5.8%였고,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이 주한미군 2만8500명 주둔을 위해 부담하는 방위비분담금은 올해 9602억 원으로 책정됐다.

종료시한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회의가 된 이번 10차 회의 결과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총액 및 한 두 가지 쟁점을 제외한 모든 사안에 대해 합의하고 문안을 정리했지만 총액 등과 관련한 양측 간 입장 차이로 인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가장 (이견이) 큰 것이 총액 부분"이라며 "입장차가 아직도 크다. 계속 좁히려 노력하는데 여의치 않다. 협상 대표뿐 아니라 양 정부의 모든 채널을 통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연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양측 대표단이 모여서 이번처럼 회의하는 일정을 갖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거의 모든 사안이 합의된 상황이기 때문에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합의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 10차 회의에는 우리측에서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를 수석대표로 외교부·국방부 관계관들이, 미국측에서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를 수석으로 해 국무부·국방부 관계관이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주한미군 사령부는 지난달 7일 마이클 미니한 주한미군 참모장 명의로 최응식 한국인노조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방위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019년 4월15일부로 무급휴직의 발효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통보했다.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에 따르면 주한미군 사령부는 해당 공문을 고용노동부 등 우리정부에게도 보냈고, 이러한 공문 예고는 처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지침상 무급휴직 시 6개월 전 통보를 해야 해서 이러한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전국 각지 주한미군 부대에 한국인 근로자 1만2000여명이 일하고 있지만 수익금으로 임금을 받는 3000여명을 제외하고 8700여명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측의 방위비분담금이 2배로 증액되길 원한다"고 보도해 돌발 변수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WSJ는 "미국 정부가 현재의 1.5배 수준(12억 달러)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한국측을 압박하는 중"이라는 한 외교 소식통의 언급을 전하면서 "한국측은 분담금 대폭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