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훌륭한 공간감·높은 안전편의 사양…팔방미인
팰리세이드라는 자부심 생기는 놀라운 품격
가족을 위한 완벽한에 가까운 대안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의 선호도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역시 성숙된 SUV 선호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대형SUV 팰리세이드의 판매 호조를 보면 알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최근 몇 년간 현대차에 없었던 차급이다. 지난 2013년 베라크루즈의 단종이후 맥스크루즈가 자리를 매꾸고는 있었지만 싼타페의 롱휠베이스 모델에 불과했던 차량이기 때문에 대형SUV라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에 진짜 대형SUV는 2015년 베라크루즈 단종이후 오랜만에 출시된 팰리세이드다. 

   
▲ 웅장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 /사진=미디어펜


대형SUV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못 끄는 것으로 보여졌던 차급이다. 베라크루즈의 평균 판매대수가 월 1000대에 한참 못 미쳤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에 연식변경모델 투입보다 단종이 더 실용적이라는 판단에서 차량 단종을 결정했던 현대차다.

당시에도 SUV 차급인기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지만 대형SUV를 소화할 만큼은 아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런 시기적인 배경과 함께 팰리세이드의 출시가 맞물려 영업일 8일 만인 사전계약 실시 기간 중 총 2만506대를 기록하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줬고 현대차가 전략을 급히 수정해야 될 만큼 엄청난 기록이며 사전계약 역대 최고의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대형SUV차급이 새로운 볼륨모델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이런 팰리세이드를 지난 11일 출시행사와 병행해서 진행된 시승기회를 통해 운전해봤다. 시승구간은 시승 구간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서 여주시 강천면 세종천문대까지 왕복 약 140km 거리로, 고속도로와 국도, 약간의 와인딩 코스와 오프로드 코스까지 포함돼 있었다.

운전하기 전 예상했던 팰리세이드는 대형SUV를 이끌어갈 2.2ℓ 디젤엔진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는 예상했다. 더욱이 운전자를 위한 안전편의 사양이 모두 포함 되어 있지만 고속의 퍼포먼스를 즐기기보다 저속에서 높은 토크로 즐기는 오프로드나 가족을 위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 운전석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 운전석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해외의 고가의 대형SUV 차종들 중에는 이런 부분까지 커버가 가능한 모델들도 충분히 많지만 가격이 1억원이 넘는 모델들로 진입장벽이 높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최고사양의 트림에 풀 옵션을 장착해도 5000만원이 넘지 않는 차량이다. 이른바 가성비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다. 특히 옵션으로는 글로벌 최고수준을 달리고 있는 현대차의 풀옵션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수입차는 최고급 사양에만 추가되는 옵션이 국내에는 준중형 세단부터 선택이 가능한 현대차가 플래그십 대형SUV에 추가한 옵션은 업급하지 않아도 모든 기능이 포함 돼 있는 것이 당연하다. 실제 팰리세이드에는 패들시프트까지 포함을 하고 있다. 

살짝 과하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지만 있어서 불편하지 않을 옵션이다. 반자율주행이라고 불리는 현대스마트센서도 포함돼 있다. 

실제 탑승하기 전 주차장에서 만난 팰리세이드는 그 웅장한 풍채에 앞도 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거대함에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모델에만 적용된 해드램프디자인으로 내수고객들에게 특별함을 선사했다는 것은 언급해야 할 부분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웅장함으로 압도하며 밸런스 좋게 완성됐다. 어느한 쪽으로 치우쳐 언밸런스한 느낌이 없이 안정적이다. 

싼타페와는 확실한 구분감이 있는 디자인이다. 

팰리세이드의 컬러는 외장 5가지, 내장 3가지 컬러를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시승한 모델은 화이트 크림 외장에 네이비·웜그레이 투톤 인테리어가 적용된 모델이었다. 

운전석에 앉으면 수평형 레이아웃이 팰리세이드의 넓은 실내공간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내장재는 부드러운 터치감의 고급 소재로 잘 마감됐고, 각종 버튼들은 브릿지형 센터페시아에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 3열시트를 접어 적제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진=미디어펜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는 3열시트를 운전석과 뒷좌석에서 손쉽게 접고 펼수 있다. /사진=미디어펜


버튼으로 조작하는 전자식 변속기는 익숙하진 않지만 고급스럽다. 기어노브를 생략한 덕에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콘솔 공간이 넓어졌다. 전체적으로 ‘억’소리 나는 수입차에 결코 뒤지지 않는 럭셔리함을 갖췄다. 

실내공간은 광활하다. 시승차는 2+2+3 구조로 좌석이 배치된 7인승이었다. 2열 좌석이 각각 독립된 구조로 항공기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을 연상케 할 만큼 편안하다. 2열의 분리형 좌석으로 인해 3열로 드나들기도 편하다. 굳이 2열 좌석을 접었다 폈다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8인승 모델은 2열에 3개의 좌석을 배치한 구조인데, 항상 8명씩 꽉꽉 채워 다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7인승 모델을 추천하고 싶다. 후석 승객들이 느끼는 럭셔리함의 수준이 다르다. 

3열 좌석은 7인승 중형 SUV들과는 달리 충분한 레그룸이 확보된다. 성인이 앉아도 편안하게 다리를 뻗을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양옆으로 뒷바퀴 공간이 돌출돼 폭은 3명이 앉기에는 비좁다. 대신 휠하우스 위쪽으로 팔걸이와 두 개씩의 컵홀더가 마련돼 3열에 2명이 탑승한다면 충분히 럭셔리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7인승 팰리세이드에 6명이 탑승하면 모두가 만족할 만한 구성이다. 

3열 좌석을 펼치면 화물 적재공간이 거의 사라지는 중형 SUV들과는 달리 팰리세이드는 3열좌석까지 활용해도 뒷좌석에 충분한 화물공간을 제공한다. 운전석에서 버튼 하나로 3열 좌석을 접거나 펼칠 수 있는 점도 편리하다. 

3열 좌석의 개방감도 뛰어나다. C필러 뒤쪽으로 큼직한 유리창이 하나 더 달려있고, 옵션으로 대형 선루프까지 선택한다면 더 만족스러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천장에 총 4개가 달린 확산형 송풍구(루프 에어벤트)는 2, 3열 고객에 대한 배려를 더해준다. 탑승자가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을 직접 맞지 않게 조절 가능하다. 

USB 포트는 무려 6개나 달려있다. 각 열에 2개씩 배치돼 6명의 탑승자 모두가 싸우지 않고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다. 2열 승객은 220V 콘센트에 노트북을 연결해 작업할 수도 있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는 3열시트를 운전석과 뒷좌석에서 손쉽게 접고 펼수 있다. /사진=미디어펜


차량의 오디오 시스템을 활용해 운전석에서 멀리 떨어진 3열 좌석 승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도와주는 후석대화모드, 운전자가 음악을 들을 때 수면 중인 뒷좌석 승객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소리를 차단해주는 후석취침모드, 차량을 1~3열 좌석 좌우로 총 6개의 섹터로 나눠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사운드 설정 기능 등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신차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연구하고 반영해 공간으로서의 자동차의 가치를 극대화했다”면서 “뒷좌석에 홀로 앉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사춘기 딸을 생각하며 후석대화모드를 장착했다”고 설명했다. 

주행성능도 충분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재원상으로 2t에 육박(공차중량 1945kg)하는 대형 SUV를 움직이기에 2.2ℓ급 디젤엔진은 부족할 것이라는 느낌이 있지만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kgf·m의 ‘R2.2 e-VGT’엔진과 전륜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무난한 달리기 성능을 이끌어냈다. 

저속에서 갑자기 급가속을 할 때 다소 힘이 부치는 느낌이 들었으나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의 스트레스는 없다. 중저속 구간과 오르막길에서는 묵직한 토크감이 만족스럽고 고속주행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로 대형 SUV의 포스를 뿜어낸다. 

더 만족스러운 것은 편안한 승차감이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물론, 도로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충격을 안정적으로 흡수해준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고급 세단 못지않은 안락한 느낌이다. 

현대차는 이날 행사에서 짧게나마 자갈길 모랫길 등으로 구성된 험로주행코스를 마련했다. 진흙길(MUD), 모랫길(SAND), 눈길(SNOW) 등으로 구성된 험로주행모드를 테스트하기 위함이다. 

상당한 깊이의 모랫길이었으나 샌드 모드로 설정한 채 주행하니 바퀴가 헛도는 일 한번 없이 가볍게 코스를 빠져나간다. ‘럭셔리’를 표방하는 도심형 SUV이긴 하지만 험로에서도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는 SUV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든 코스 시승을 마친 후 연비는공인연비 수준이 나왔다. 회사측이 발표한 복합연비인 12.0km/ℓ(20인치 타이어 기준)다. 

   
▲ 웅장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 /사진=미디어펜


결과적으로 3열 좌석의 쓸모 여부를 묻는 지인에게는 긍정적인 답변을 줄 수 있었다.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 국산 및 수입 대형 SUV 구입을 고려하는 고객은 물론, 있으나마나한 3열좌석에 불만을 가진 중형 SUV 오너들, 다인승 차량이 필요하지만 미니밴이나 승합차는 싫은 고객들에게 팰리세이드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이에 경쟁차종이 아니던 기아차 카니발까지 언급되며 경쟁상대로 지목됐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는 비슷한 가격대의 대형SUV에는 국내 쌍용차동차 G4렉스턴이 있고 수입차에는 포드 익스프롤러와 곳 신모델이 출시되는 혼다 파일럿 등이 있다. 이 모델들은 가격대 역시 비슷해 많은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시승한 팰리세이드의 디젤 2.2ℓ 7인승 4WD 오토 프리스티지 모델로 가격은 4912만원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