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년 베트남 국민들은 축구로, '박항서 매직'으로 행복했다. 그 절정을 스즈키컵 우승으로 화끈하게 누렸다. 베트남 전역은 밤을 잊었고, 축구 열기가 꺼지지 않고 붉게 타올랐다.

베트남은 15일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1-0으로 이겼다. 1차전 원정경기 2-2 무승부 포함 종합 스코어 3-2로 승리한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스즈키컵을 들어올렸다.

   
▲ 사진=스즈키컵 공식 홈페이지


박항서 매직이 완벽한 신화로 2018년 피날레를 장식했다. 베트남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결승전이 열린 미딘 국립경기장에는 4만명의 선택받은 관중만 입장할 수 있었다. 베트남 대표팀 고유색인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관중과 국기로 붉은 물결을 이뤘다. 그 가운데도 박항서 감독의 나라, 대한민국의 태극기 응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직관을 하지 못한 베트남 국민들은 전국 곳곳의 거리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펼쳤다. 베트남의 우승이 확정된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고, 밤을 새워 우승의 감격을 함께 했다.

VN익스프레스가 전한 이날 밤 베트남 전역의 거리 응원 및 우승 자축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수도 하노이의 주요 도로는 사람들로 꽉 차 교통이 완전 마비됐다. 

사이공에서도, 다낭에서도, 냐짱에서도, 남쪽 동나이부터 북쪽 하이퐁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전역의 풍경은 비슷했다. 환호성과 함께 노래가 울려퍼졌고 폭죽이 곳곳에서 터졌다. 차량과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베트남 대표선수 이름이 연호됐고, '박항서'를 외치는 것도 빠지지 않았다. 태극기와 박항서 감독의 사진 또는 캐리커처는 단골 응원도구가 됐다.

   
▲ 사진=VN익스프레스


이렇게 베트남의 밤이 불타오른 것이 올해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이 결승까지 올라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8월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이 일본을 꺾으며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4강까지 올라가 축구팬들을 거리로 내몰고(?) 또 내몰았다.

이번 스즈키컵에서 우승에 이르는 여정은 응원 열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으니 광란의 분위기도 끝판을 이뤘다.

이 모든 것을 박항서 감독이 해냈다. 베트남을 축구로 하나 되게 만들었다. U-23 챔피언십과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박 감독은 이미 '영웅'이 됐다. 스즈키컵 우승까지 안겼으니 그에게 어떤 호칭이 따라붙을지 궁금하다. 2018년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은 '축구神'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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