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이담로가 조성…정약용 등 조선 문사들 즐겨 찾아
   
▲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산 정약용 선생 등 조선시대 많은 문사가 찾았던 '강진 백운동 원림'(白雲洞 園林)이 문화재가 된다.

원림이란 집에 딸린 숲이나 정원을 말한다.

문화재청은 전남 강진 성전면 소재 강진 백운동 원림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원림은 월출산 옥판봉 남쪽 기슭 아래쪽에 자리한 조선시대 전통 원림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안뜰에는 시냇물을 끌어다가 마당을 굽이굽이 돌아나가도록 한 유상구곡(流觴九曲) 흔적 일부가 남아있으며, 완만한 경사면에 꽃 계단을 조성했고, 유교 덕목을 상징하는 매란국죽송(梅蘭菊竹松)도 자리한다.

원림을 조성한 이는 원주 이씨 이담로(1627∼1701)로, 그는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손자 이언길에게 '평천장'(平泉莊) 일화를 전하며 이곳을 귀하게 여기라고 당부했다.

평천장은 당나라 재상 이덕유가 자신의 별장 평천(平泉)을 후대에 파는 자는 자손이 아니며, 나무 한 그루와 돌 하나라도 남에게 주는 자는 훌륭한 자제가 아니라고 말한 것을 이른다.

이곳은 이언길 맏아들 이의권 대에 주거형 별장으로 바뀌었고, 이덕휘와 이시헌 대에 이르러 현재 형태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조성 과정 등을 알려주는 고문헌과 이 일대를 예찬한 고시, 고서화 등이 전해 내려오는 역사 문화 명승지다.

이담로의 후손 이시헌은 선대부터 내려온 문집과 행록, 필묵을 묶은 '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을 통해 백운동 원림의 역사를 소개했다.

강진에서 18년간 유배 생활을 했던 정약용도 이 백운동의 아름다움을 격찬했다.

1812년 백운동에서 하룻밤을 머문 정약용은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 제작을 의뢰하고, 그에다가 경승 12곳을 '경(景)'과 '영(詠)'으로 칭송하는 시로 써서 합첩한 '백운첩'을 이덕휘에게 선물했으며, 이는 현재 모습과 비교할 수 있는 중요 자료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30일간 지정 예고로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백운동 원림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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