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현 시점에서 베트남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지도자가 됐다. 베트남 언론들은 축구대표팀과 박항서 감독이 스즈키컵 우승으로 얼마나 많은 포상금과 격려금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보도를 잇따라 하고 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우승의 여운을 즐기거나 더욱 치솟은 인기, 풍족한 보너스를 누릴 겨를이 없다. 얼마 남지 않은 아시안컵 구상에 몰두하면서 '박항서 매직' 4번째 시리즈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 사진=스즈키컵 홈페이지


베트남이 지난 15일 끝난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박항서 감독 관련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승 직후에는 그 의의와 국민들의 반응, 축제 분위기 등에 대한 보도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놀라운 성과를 낸 박항서호에 얼마나 많은 포상금이 주어질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VN익스프레스나 베트남비즈 등이 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포상금이 축구대표팀에 답지할 전망이다. U-23 챔피언십 당시 총 포상금 규모는 511억동(약 24억8000만원)정도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근로자의 대졸 초임이 월 600만동(약 29만원)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인데 이번에는 우승컵까지 들어올렸으니 더 많은 포상금을 기대할 만하다.

이미 자동차 기업 타코그룹이 축구대표팀에 20억동(약 9700만원), 박항서 감독에게는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의 포상금을 전달하기로 했고, 박 감독이 즉석에서 이 포상금을 기부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베트남수출입은행과 TP은행, 비나폰, 유로윈도우, 베그룹 등이 상당한 액수의 포상금을 약속한 상태다. 여행상품권, 빌라 이용권 등 현물 지원 약속도 쏟아지고 있다. 현재 약 3억원인 박항서 감독의 연봉이 재계약을 할 경우 크게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분좋은 일이 잇따르고 있지만 박항서 감독의 머릿속은 온통 아시안컵으로 꽉 차 있다.

우승 축포를 터뜨린 바로 다음날인 16일 베트남 현지 취재를 온 한국 기자들을 만난 박 감독은 아시안컵에 대한 걱정부터 털어놓았다. 박 감독은 "(아시안컵에서는) 우리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지만 대표팀 평균 나이가 23.5세로 젊으니 한번 부딪혀 보겠다"며 "이제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별로 없다. 스즈키컵을 끝내고 짧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베트남 대표팀은 오는 20일 다시 소집된다. 25일에는 북한과 평가전 일정도 잡혀 있다.

내년 1월 5일 UAE(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개막하는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은 이란, 이라크, 예멘 등 중동팀들과 예선 D조에 속해 있다. 아시안컵은 24개 팀이 참가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예선리그를 갖는다. 각 조 1~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조 3위 가운데 상위성적 4팀이 16강에 합류한다. 이란 이라크 등 강팀들을 상대해야 하는 베트남은 16강 진출이 우선적인 목표다.

U-23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으로 베트남에서 축구와 박항서 감독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부풀어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 만날 팀들의 수준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되는 강팀들이 즐비하다. 박 감독이나 베트남 대표팀이 긴장감을 잃지 않고 아시안컵 대비에 골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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