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적자 중환자 신음, 한국철수 빌미안되게 매력있는 사업장 만들어야
한국GM이 결국 연구개발부문을 분리키로 했다. 미국본사와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18일 연구개발법인의 분리에 합의한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산은은 노조의 반발을 감안해 법인 분리에 반대해왔다. 산은이 이를 번복해 GM측과 합의한 것은 GM이 전향적인 카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새법인으로 출발하는 GM테크니컬센터 코리아는 앞으로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자동차) 2개차종의 연구개발거점이 된다.  10년 후에도 부천공장 등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을 존치시키기로 했다.

한국GM과 산은이 합의한 내용을 보면 앞으로 10년간, 즉 2028년까지는 한국GM이 생산 판매 연구개발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국내 부품협력사들의 일감이 늘어나고, 고용도 유지되는 효과가 있다.

산은과 노조가 연구개발법인의 분리에 대해 발목을 잡고 파업 등의 극단적 투쟁을 벌이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GM본사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조의 과도한 투쟁이 되레 화를 불러오는 셈이다. 노조가 지금 마냥 투쟁하고 파업할 때가 아니다. 노조는 GM사업장을 지키고 일자리도 보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GM 미국본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GM등 미국자동차를 보호하기위해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마저 검토하고 있다. 관세카드가 실행되면 한국차의 대미수출은 60만대이상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GM은 지난 2년간 40조원의 이익을 내면서도 생산성이 뒤떨어지는 해외 5개사업장의 문을 닫았다. 여름철 땡볕에서 겨울 혹한을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 한국GM과 산업은행이 18일 연구개발 법인 분리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 향후 10년간 한국에서 글로벌차종 2개의 연구개발거점으로 삼기로 했기 때문이다.노조는 불법파업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한국사업장을 세계최고의 저비용 고효율사업장으로 만들기위해 사측과 손을 잡고 생산성향상에 힘써야 한다. 카젬 카허 한국GM사장/연합뉴스 자료사진

GM은 한국기업이 아니다. 문재인정부와 촛불노조의 압박에 겁을 내지 않는다. 노조가 막무가내로 파업하고, 판매도 부진하고, 인건비도 비싸다면 한국에서 보따리를 쌀 것이다. 한국GM은 군산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국내외판매부진과 이익 급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본사가 검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사업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한국GM노조는 미국본사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현명하고 슬기로운 대처를 해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고, 임금동결 등 고통분담을 통해 매력적인 사업장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지금은 일자리를 지키는 게 노조에 부여된 절체절명의 과제이자 정의로운 행동이다. 

한국GM의 경영상태는 심각하다. 중증환자 수준이다. 지난 2012년이후 누적적자만 3조원이 넘는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규모는 2014년 11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으로 커졌다.매출도 2014년 14조2700억원에서 올해 10조원이하로 추락했다.

노조가 산은과 GM의 합의를 무효라며 총파업을 벌인다면 일자리를 걷어차는 자해행위가 될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연구개발법인 분리는 파업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노조 집행부가 이를 알면서도 불법파업을 강행하면 민형사소송을 당할 수 있다.

노조는 회사의 경쟁력강화, 생산성 향상에 힘써야 한다. 노조에 의해 찌들어가는 사업장의 이미지를 걷어내야 한다. 노조가 사측과 합심해 무파업과 임금동결 등 고통분담을 통해 세계최고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갖춘 사업장으로 만드는 호기로 삼아야 한다.

인건비와 생산성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GM본사도 철수보다는 한국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노조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GM과 노조가 윈윈하는 대타협을 해야 한다. 노조의 대승적 결단이 시급하다. 머리띠를 두르고 파업을 하면 일자리는 없어진다. 빨간머리띠는 버리고, 사측과 세계최고의 사업장으로 만드는데 합심해야 한다. 노조가 파업이란 최후의 무기를 조자룡헌칼쓰듯 남용하면 GM의 한국철수 등 노사공멸의 파국을 초래할 것이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