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1월 금융당국에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냈다 스스로 철회한 KB증권이 지난 18일 다시 한 번 금융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하며 도전장을 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두 곳이 양분하고 있는 단기금융업 시장의 판도가 KB증권의 등장으로 변화될 것인지 업계 시선이 집중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올해 초 신청을 철회했던 단기금융업 인가에 재도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일 KB증권은 금융위원회에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사진=KB증권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5개사다. 하지만 이 중에서 초대형IB의 핵심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투와 NH 두 곳 뿐이다. 초대형IB로서의 실질적인 장점을 누리고 있는 곳도 현재로서는 이 2개 회사로 볼 수 있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초대형IB의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사업을 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다. 구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결합해 탄생한 KB증권은 작년 가을 한 차례 신청서를 냈지만 올 1월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스스로 철회했다. 

공식적인 사유는 ‘금리인상 기조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인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합병 전 현대증권이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기관경고’ 조치를 받은 기록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관련 제재가 끝나는 지난 7월경 다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하려 했고,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도 “(단기금융업 관련) 라이선스 신청을 7월 중에는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갑작스런 직원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한 번 시기를 고를 수밖에 없었다.

KB증권 측 관계자는 “연내에 신청서를 제출하는 편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올해 안에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상정은 어렵겠지만 내년 초에는 상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 번이나 시기를 고르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번만큼은 KB증권의 단기금융업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 증가로 증권업계 위기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당국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KB로서도 심혈을 기울여 시기를 고른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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