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19일 오전 수도권 ‘제3기 신도시’ 입지 및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상을 빗나간 입지 선정이었다면서도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장기적 시장 안정화에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로 선택한 지역은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과천 등 4곳이다. 

택지별 공급 물량은 남양주 왕숙이 6만6000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하남 교산(3만2000가구), 인천계양 테크노밸리(1만7000가구), 과천(7000가구) 순이다. 3기 신도시 예정지는 서울 경계선으로부터 2㎞ 가량 떨어져 1기 신도시(5㎞)보다도 서울과 가깝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이번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수도권 광역 교통망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일부 2기 신도시가 교통편 부족으로 서울의 넘쳐나는 수요를 분산시키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3기 신도시 입지가 수도권광영급행철도(GTX) 등 광역 교통망 축을 중심으로 선정됐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 준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조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GTX 등 급행·간선 중심의 중추망을 조기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일단은 긍정적이다. 입지가 우수한 만큼 자족기능을 얼마나 갖추는지가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이번 공개된 대규모 택지개발 지구는 모두 뛰어난 입지를 자랑한다”며 “인천 계양의 경우 말이 인천일 뿐이지 김포공항에 가까워 강서구쪽 무주택자들의 이전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과천과 하남의 경우 특히 더 뛰어난 입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들 지역은 강남의 수요 분산 효과까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권 교수는 서울과 가까운 입지 탓에 자칫하면 베드타운(Bed Town)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교수는 “3기 신도시 예정지는 서울의 각종 도시 기반 시설 모두를 공유할 수 있는 입지”라면서 “가까운 만큼 제대로 된 자족도시를 만들지 못하면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걸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교테크노밸리와 마찬가지로 지식산업단지 등을 구축해 직주근접이 가능한 요건을 우선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정부의 이번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성공 여부는 자족기능 및 광역교통망 인프라 개선 속도에 달려 있다고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자리와 주거가 하나의 생활로 연계되고 서울 등 인근도시로의 접근성이 완비되지 않는다면 장기적 서울 수요 분산은 실패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택지지구 내 2배 이상의 도시지원시설용지(벤처기업시설·소프트웨어진흥시설·도시형공장 등)확보한다고 해서 판교신도시처럼 자족기능이 안착하고 자발적인 기업육성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이어 “세금 및 임대료 인하 외에도 기업을 위한 다양한 행정지원과 문화·교육·업무 집적을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이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조성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3기 신도시 공급 계획이 당분간 주택 시장의 안정 효과는 이끌어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과 세금규제등 수요 압박에 이어 이번에 공급 처방까지 내려짐에 따라 당분간 서울 주택 시장은 안정 국면을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도심과 외곽에 걸쳐 동시다발로 주택을 공급하는 만큼 시장에 비교적 강한 '공급 신호'를 보냄으로써 안정세가 더욱 굳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랩장 역시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은 9.13대책이후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신도시 급 대규모 수도권 공공택지 입지가 공개되며 내 집 마련 대기수요자의 불안감도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함 랩장은 마지막으로 “주택 대량공급 시그널을 통해 중장기적인 집값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