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속된 말로 베트남에서 이제 박항서 감독을 모르면 간첩이다. 그의 인기와 영향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가 또 나왔다. 고교 문학 시험 문제에 박항서 감독이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과 함께 등장한 것이다. 

베트남 매체 kenh14의 20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의 손 라 전문고등학교(Son La Specialized High School)의 11학년(고2) 문학 과목 시험에서 박항서 감독과 방탄소년단의 해외 활동과 사회 기여 등을 거론하고 문화 대사의 역할에 대해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 매체는 이 기사를 '2018년 최고의 문학 평가 시험: BTS 그룹과 박항서의 헌신에 대해 묻는다'는 타이틀로 소개했다.

   
▲ 사진=스즈키컵 홈페이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장문의 지문과 시험 문제는 이 학교 언어학 교사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문제의 지문은 "박항서 감독이 열정적인 지도로 베트남 선수들에게 꿈을 안기면서 23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그리고 스즈키컵 우승까지 이끌었다. 방탄소년단은 'Love yourself' 앨범의 메시지를 청소년들에게 전파하고 꿈을 안겨줬다. 해외로 나가는 모든 국민들은 자신의 나라의 문화 대사가 된다. 박항서 감독과 방탄소년단은 그런 역할을 열심히 잘 해냈다. 이들 한국인은 무엇을 했고, 우리가 다른 나라로 갔을 때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지문을 읽고 답할 문제는 4개 문항으로 출제됐다. 첫번째가 BTS의 'Love Yourself' 메시지의 의미를 말하십시오, 두번째가 '문화 대사'라는 말에 대해 이해한 바를 적으십시오, 세번째가 (해외로 나가는 모든 국민들은 자신의 나라의 문화 대사라고 볼 때) 한국인은 무엇을 했고, 우리가 다른 나라로 갔을 때 무엇을 했습니까, 네번째는 본문에 나온 한국인의 행동을 통해 문화 대사로서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등으로 구성됐다.

   
▲ 사진=kenh14 홈페이지 캡처


이 문제에 대해 베트남 학생들은 박항서 감독이나 방탄소년탄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매우 열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혹시 방탄소년단을 모르는 학생들이 있을까봐 따로 하이라이트 영상이 준비됐지만, 박항서 감독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었던 듯하다. 이 매체는 매우 기발한 문제라는 평가를 전하기도 했다.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이 우승한 후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내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거액의 포상금과 광고 출연 제의 등은 연일 화제에 올랐고 박 감독으로 인해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 문화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박항서 감독은 내년 1월초로 다가온 아시안컵 준비를 위해 20일 대표팀을 소집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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