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에 '당연히' 이름을 올렸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빈자리에 대한 걱정이 한가득이다. 손흥민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손흥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발표한 2019 아시안컵 국가대표 최종엔트리 23명에 이름을 올렸다. 59년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대표팀에 손흥민은 에이스로서 맹활약이 기대된다.

이날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2019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한국 대표팀에 차출된다"는 소식을 곧바로 전하면서 "손흥민은 한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중국전부터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한국대표팀은 국내파와 일본·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22일 밤 소집돼 23일 결전지인 UAE(아랍에미리트연합)에 입성하고, 유럽파는 26일 현지 합류할 예정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홀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다. 다음달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를 마친 뒤 UAE로 넘어올 예정이다. 한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은 손흥민 없이 치러야 하고, 손흥민은 3차전 중국전부터 합류가 가능하다.

손흥민이 처음부터 대표팀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 사이의 사전 협약 때문이다.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국가대표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닌 아시안게임 참가를 토트넘 구단이 허락하면서 손흥민을 11월 A매치와 아시안컵 초반에는 대표팀에서 빼주기로 약속이 됐던 것.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손흥민의 뒤늦은 합류가 불안 요소이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이 자리를 비우는 기간 경기 운영에 대해 걱정이 많다.

데일리메일, 인디펜던트, 더 선 등 영국 매체들은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출전하느라 내년 1월 3경기에 결장한다. 이 중에 첼시와 리그컵 준결승 2차전도 있다"고 손흥민의 결장이 토트넘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안컵 결승까지 올라가면 내년 2월 1일까지 대표팀에서 뛰어야 하고, 그럴 경우 2월 2일 뉴캐슬전 역시 출장이 불투명하다. 이 기간 토트넘은 최대 4경기 손흥민 없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영국 언론들의 이같은 반응에서 손흥민의 현재 위상이 잘 드러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초반 아시안게임 출전과 A매치를 오가느라 제 기량 발휘를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11월 A매치에 대표 차출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 재충전을 한 뒤에는 펄펄 날고 있다. 

손흥민은 20일 열린 2018-2019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토트넘의 2-0 승리를 이끄는 등 최근 쾌조의 감각을 보이고 있다. 주포 해리 케인 대신 원톱으로 나서기도 하는 등 토트넘의 확고부동 공격수로 입지를 굳혔다.

이런 손흥민이 최대 2주 반 가량 토트넘에서 빠지게 됐으니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만약 손흥민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나. 손흥민은 다른 유럽파와 마찬가지로 26일 대표팀에 합류해야 했다. 그럴 경우 최소 한 달 이상 팀을 떠나 있어야 한다. 그나마 아시아게임 출전 허락을 하면서 딜을 해뒀기에 토트넘은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

영국 언론들이 손흥민의 부재를 걱정하는 것은 토트넘에 이제 손흥민이 없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손흥민의 존재감이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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