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병합 또는 분할을 결정하는 기업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주식병합을 결정한 곳은 1곳, 주식 분할을 단행한 기업은 2곳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의 삼일기업공사가 주식병합을 결정했고, 유가증권시장의 케이씨디시와 코스닥시장의 삼일기업홀딩스가 주식 분할을 단행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주식병합결정' 공시 건수는 ▲2012년 4건 ▲2013년 3건에 달했고, '주식분할결정' 공시도 ▲2012년 10건 ▲2013년 10건 등이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주가 병합이나 분할 등에 따른 주가 '착시현상'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는 사례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병합은 상장사들이 저가주 이미지를 탈피해 '신분상승'을 노리기 위한 수단 중 하나다. 지난 3월12일 에코에너지는 "저가주 탈피와 성공 자신감에 따른 기업이미지 개선을 위해 5대 1 비율로 주식병합을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에코에너지는 주식병합 이전 1900원에서 병합 이후 첫 거래일인 5월19일 9320원에 장을 마쳐 7420원(390.52%) 상승했지만, 주식병합 비율이 5대 1인 것을 고려하면 시가총액은 오히려 847억1100만원에서 831억600만원으로 감소했다.

에코에너지는 지난 6월5일 796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가 총액은 709억7900만원으로 병합 이전보다 137억3200만원(16.21%)이나 줄어들었다. 에코에너지는 지난 9일 전 거래일보다 170원(1.71%) 하락한 9800원에 장을 마쳤다.

주식분할도 마찬가지다. 유통물량 확대를 통한 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지만 주가 상승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케이씨티시의 시가총액은 분할 후 첫 거래일인 5월13일 870억원으로 분할 이전 933억원보다 63억원(6.75%)감소했다. 삼일기업공사는 첫 거래일인 5월16일 259억7800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해 분할 이전 226억3000만원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4거래일 뒤인 5월21일에는 오히려 208억3200만원(-7.94%)까지 줄어들었다.

아이엠투자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 주식 병합·분할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도 이를 실시할 이유가 없어져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