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유적 맞닿아 있으나 조성 시기 달라 각각 예고
   
▲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북 경주 소재 신라 유적인 분황사지(사진)와 구황동 원지(園池)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 된다.

문화재청은 경주 구황동에 서로 맞닿아 있는 분황사지와 구황동 원지 유적 일원을 각각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분황사는 선덕여왕 3년(634)에 창건된 사찰로, 신라 승려 자장과 원효가 머물며 불법을 전파했다고 전해지며 황룡사, 흥륜사와 함께 삼국통일 이전에 신라 왕경 경주에 조성한 칠처가람(七處伽藍) 가운데 하나다.

지난 1990년부터 2014년까지의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 최초의 품(品)자 형태 일탑삼금당(一塔三金當·탑을 중심으로 동·서·북쪽에 법당을 둔 양식) 가람으로 건설됐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세 차례 중건을 거쳐 조선 광해군 원년(1609)에 현재의 금당인 보광전을 지었다.

사찰 창건 당시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제30호 모전석탑이 특히 유명한데,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올린 탑으로, 지금은 3층만 남았다.

분황사지는 체계적 발굴로 건물 배치 양상과 변화상, 경역(境域) 대부분을 파악한 사찰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분황사지와 담장을 사이에 둔 구황동 원지 유적은 분황사에 속한 사원지(寺園池)로 판단되기도 했으나, 주로 통일신라시대 유물이 발견돼 별개의 유적일 가능성이 크다.

1999년 황룡사 전시관 건립 부지로 선정돼 시굴조사하던 중 통일신라시대의 석축(石築), 담장, 우물이 확인됐다.

연못에 크기가 다른 섬 두 개를 배치하고, 입수로·배수로·건물터·담장·축대 등을 만들었다.

문화재청은 "동궁과 월지, 용강동 원지에 이어 조성 연대와 규모, 내부 구조가 대부분 드러난 세 번째 신라 왕경 원지 유적"이라며 "통일신라시대 조경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향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두 유적의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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