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16일부터 9월22일까지 기획전시실2에서 출산의 소중함과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출산, 삼대(三代) 이야기’ 특별전을 연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개방형 박물관을 지향하며 공모를 통해 선정한 객원 큐레이터와 그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근현대 우리나라 임신과 출산에 대한 각종 자료, 3대에 걸친 한 가족 여성들의 출산에 대한 경험이 담긴 구술자료 등 80여 점이 소개된다.

사회적인 의미에서의 출산이 아닌 출산에 대한 여성들의 내면적 이야기를 전한다. 과거와 현대의 출산 풍습을 비교한다.

이번 전시의 중요한 자료는 오래된 유물이 아닌 한 가족의 여성 3대에 걸친 출산 경험담이다. 1949년 첫 출산을 한 할머니의 ‘무덤덤했던’ 구술내용부터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밤을 하얗게 지새운 엄마와 문화인류학 박사인 객원 큐레이터 조성실 본인의 출산 이야기들이 핵심 자료들이다.

출산과 관련해 한국사회를 엿볼 수 있는 자료도 있다. 1974년을 ‘우리는 임신 안 하는 해’로 지정한 사단법인 주부클럽연합회가 회원들에게 보낸 가족계획 엽서, 각종 피임법과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 등 산아제한 구호가 적힌 홍보물 등이 전시된다.

조성실은 인류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인 ‘생명의 탄생’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으나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경험하고 인생을 바라보는 지점이 바뀌었다. 이후 출산문화와 여성의 생활사에 적극적인 관심을 두게 됐고 출산이야기뿐만 아니라 각 지방에서 산파 역할을 했던 할머니들을 찾아 우리의 출산풍습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은 ‘민속의 탐구전’이란 타이틀로 매해 연말 일상생활사와 관련된 자유주제를 공모, 지원자의 전시제안서 심사와 전시기획 발표를 통해 객원 큐레이터를 선정한다. 객원 큐레이터는 국립민속박물관에 약 6개월간 출근하면서 경험 많은 큐레이터의 협조로 전시를 기획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객원 큐레이터’ 제도의 첫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