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KB국민은행이 미얀마 주택건설개발은행(CHDB)의 지분 투자로 현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016년 이후 멈춰진 미얀마 은행업 라이센스를 획득하고자 이같은 움직임에 나섰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14일 신남방특위 주최 금융권 간담회에 참석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위원장에게 미얀마 진출 관련 애로사항을 전달한 뒤 정부에 추가로 협조 안건을 전달했다.

현지 주택은행의 지분 투자 가능 여부와 그 시기 등을 정부가 직접 커뮤니케이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최근 정부는 내년에 개최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대통령 직속 산하 기관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이하 신남방특위)를 만들었다. 국내 금융사와 기업들의 신남방국가 진출을 돕고자 조직을 신설했다.

국민은행의 요청에 김현철 신남방위원장은 지난 24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착공식에 참석해 관련 내용을 현지 정부 관계자 등에 전달했다.

이날 현장에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 한 쪼 건설부 장관, 표 민 태인 양곤 주지사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고려해보겠다"는 답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정부가 국민은행의 미얀마 진출에 도움을 주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민은행은 앞서 미얀마 시장에서 두 차례 은행업 진출 실패라는 뼈아픈 고배를 마신 적 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1963년과 2014년, 2016년 외국계 은행에 은행업 문호를 개방했고, 2016년 신한은행만이 간신히 지점 설립에 성공했다.

미얀마는 한 국가당 한 개의 금융사 진출만을 허용하기 때문에 당시 사무소를 가장 먼저 설립한 신한은행이 지점 설립에 성공했다.

이후 국민은행은 현지에서 비은행 여신전문회사 'KB마이크로파이낸스'를 설립하고 현지 당국과의 네트워크 강화 전략 등을 펼치면서 차기 문호 개방만을 기다려왔다.

최근에는 현지 건설부, 주택건설은행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주택금융 사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현지 은행 지분 투자로 미얀마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얀마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를 잇는 주요 요충지 중 하나로 '기회의 땅'이라 불린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1년 시장 개방 이후 7%의 고속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외국인 투자자를 제한하는 규제를 개선하고, 수출입 장벽을 없애는 중이다.

중국, 인도, 태국 등 주변 국가들과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도로 개발 등에 나서는 등 아세안 국가와의 경제·지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외국계 은행에 추가로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은행의 경우 글로벌 순익이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추가 해외 진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은행권의 해외 사업 누적순익 규모는 KEB하나은행 2975억원, 신한은행 2400억원, 우리은행 1459억원으로 KB국민은행은 590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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