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국가대표 평가전으로 새해 벽두를 연다. 한국-사우디아라비아의 축구 평가전이 2019년 1월 1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에 열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갖는 최종 모의고사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과 예선 C조에 편성돼 있다. 첫 경기 필리핀전이 1월 7일 열리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은 마지막 실전 점검의 무대다.

한국은 사우디전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에이스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필승 전술을 마련하느냐 하는 것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차출 당시의 합의에 의해 이번 대표팀에 홀로 뒤늦게 합류한다. 내년 1월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소속팀 토트넘 경기를 마친 후에야 아시안컵이 열리는 UAE로 향할 수 있다. 즉 한국은 필리핀과의 1차전과 키르기스스탄(1월 11일)전은 물론이고 1월 16일 열리는 중국전도 사실상 손흥민 없이 치러야 한다.

아시안컵에서는 조2위까지 16강 티켓이 주어지고, 조3위를 하더라도 6개조 가운데 상위 4개팀 안에 들면 16강에 오른다. 한국이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을 상대로 조 예선 통과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팀 전력의 핵심인 손흥민이 빠진 가운데 자칫 삐긋하는 경기가 나와 조 1위를 놓칠 경우 16강 이후 토너먼트의 대진이 험난해질 수 있다. 조 예선 정도는 3전 전승을 거둬 가볍게 1위로 통과해야 목표로 한 우승까지 순탄한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우디와 평가전은 중요하다. 손흥민의 대체자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지, 손흥민 없는 공격진이 밀집수비로 나올 예선 상대팀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략할 것인지 등 예선리그에서의 전술을 사우디전에서 완성시켜 놓아야 하는 것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빈자리는 대체 선수의 투입은 물론 전술적인 변화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주로 왼쪽 날개로 출격했으나 실제 경기에서는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중앙과 중원을 오가며 돌파하거나 패스로 찬스를 만들거나 직접 슛으로 마무리하는 등 멀티 능력을 과시해왔다. 누가 대체자로 나서더라도 손흥민에 버금가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현재 대표팀 엔트리에 든 선수들 가운데 이런 역할이 기대되는 선수로는 황희찬(함부르크), 이청용(보훔), 이재성(홀슈타인 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나상호(광주) 등이 있다. 돌파를 통해 상대 수비를 흐트러놓고 찬스를 엮어내는 데는 황희찬이 어울리고 경험이나 개인 기량에서는 이재성과 이청용, 구자철이 기대되는 자원이다. 문선민을 탈락시키고 벤투 감독의 눈에 든 나상호가 얼마나 역할을 해줄 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들이 공격 2선에서 제 몫을 해주면 최전방의 황의조(감바 오사카) 또는 지동원(아우스크부르크)이 보다 쉽게 골로 해결할 수 있다.
 
사우디는 한국이 언젠가는 만날 중동팀들에 대한 대비를 하는 데도 중요한 평가전 파트너다. 한국은 조 예선에서는 중동팀들을 피했다. 하지만 한국과 사우디(E조)가 나란히 조 1위를 하고 16강을 통과하면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데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라크 등 중동팀들과 언제 만나더라도 이길 대비책을 갖춰둬야 한다.

사우디는 결코 만만찮은 상대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4승7무5패로 사우디에 밀렸고, 아시안컵에서는 3번 만나 2무1패로 이겨본 적이 없다. 

벤투호가 새해 첫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준비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우디와 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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