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 “KBS 사장으로 조대현 씨는 적합하지 않다”

KBS공영노동조합이 KBS이사회의 조대현 사장 선임과 관련해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KBS공영노동조합은 11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길환영 전 KBS 사장 퇴진 과정에서 KBS이사회가 보여준 비상식적 처사를 규탄하고, 새로운 사장 선임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KBS공영노조는 이날 “이번에는 과연 KBS 이사들이 대오각성해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사장 추천권 행사를 제대로 수행하였던가”라고 반문하며 “이번에도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여전히 이사회는 몰상식한 결정을 이어나갔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사회가 이번에 6표를 내줘 신임 사장으로 선정된 조대현 사장은 2012년 길환영 사장이 선출될 때에 야당추천 이사들의 몰표를 받았으나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해 떨어졌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투표에서도 역시나 네 명의 야당추천 이사들이 똘똘뭉쳐 그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반면 7명의 여당추천 이사들은 내부알력과 학연과 정실 등으로 인해 분열돼 이탈표가 두 표나 나왔고 그 결과 조 전 부사장의 과반수 득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공영노조는 “현행 KBS 이사회 11명 중 7명을 여권이 추천하도록 하는 관행은, 국민 대다수의 뜻을 반영해 KBS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라는 취지에 의한 것임은 누구라도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일”이라며 “그런데도 지금의 여당추천 이사들은 대선, 총선에서 반영된 국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 노조, 협회의 위압적 단체행동에 굴복해 임기 중인 사장을 쫓아내더니 그것도 모자라 야당추천 이사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사람을 후임 사장으로 선출한 것”이라며 “일종의 자해행위라 할 것이다. 신임 사장으로 선정된 조대현이라는 사람은 과연 KBS사장으로 적합한 인물인가?”라고 되물었다.

또 공영노조는 “조대현이 방송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2011년 8월 ‘KBS스페셜’은 66주년 광복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대륙에 떨친 항일투쟁혼 정율성’ 편을 방송하고자 했다”며 “이 땅을 침공한 중공군을 위해 군가를 지어바친 사람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KBS공영노조가 ‘무슨 이유로 공산주의자를 항일독립운동가로 미화시키려는가?’라는 성명서 등으로 강력히 비판해 2012년 1월에야 수정된 내용으로 방송되었지만, 돌이켜보면 참으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그런 그가 이번에 사장 후보를 등록하면서 자신은 알고 보면 보수 인사라고 홍보하고 다녔다”며 “KBS공영노조는 조대현을 KBS 사장 자리에 어울리는 애국자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반(反) 대한민국 시대의 시류편승자, 반국가 프로그램 제작의 방조자”라고 규정했다.

KBS공영노조는 “다시 한 번 천명한다. 군대에 군율을 유지하는 헌병이 있듯이, 유사시 대한민국의 헌병이 되어야 할 KBS의 수장으로 조대현 씨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