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효린의 파격적인 노출 의상 무대가 해를 넘겨서도 화제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효린은 2018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 축하 무대를 꾸몄다. 올해 KBS2 드라마 '흑기사'의 OST '태엽시계'를 불렀던 효린은 '태엽시계'를 시작으로 자신의 솔로곡 '바다 보러 갈래'와 '달리'까지 총 3곡의 무대로 시상식을 축하했다.

그런데 효린이 입고 나온 파격적인 의상이 문제였다. 수영복과 유사한 바디수트 차림의 효린은 엉덩이가 거의 드러나는 노출 의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 파격적인 의상은 효린이 '달리' 활동을 할 당시 선보였던 것으로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가수가 곡 분위기에 맞는 의상으로 무대에 오른 것 자체가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 사진='2018 KBS 연기대상' 방송 캡처


느긋하게 연말 연기대상을 시청하던 시청자들은 가족과 함께 보기 민망했다는 반응이 많았고, 시상식에 참석해 있던 연기자들은 눈을 어디에 둬야 할 지 몰라 당황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효린의 이날 노출 의상은 지난 연말 화사가 '2018 MAMA' 무대에 입고 나왔던 빨간색 가죽 바디수트와 비교되기도 했다. 화사의 무대 당시에도 노출 의상 논란이 잠깐 일기도 했다. 하지만 화사가 선 무대는 가수들의 축제였고, 다양한 가수들이 저마다 개성있는 무대를 꾸미며 노래와 춤 실력을 자랑하는 가요 시상식이었다. 화사의 의상 논란은 멋진 퍼포먼스였다는 찬사로 금방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 효린의 의상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아역 배우들도 참석해 있는 연기대상 시상식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기만 돋보이려는 과도한 의상 설정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맞는 일이다. 효린은 무대 의상 선택에 더 신중했어야 했다. 축제 분위기를 돋우려 나섰다가 오히려 분위기를 망쳤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게 전적으로 효린 탓인가.

효린이 잘못된(혹은 어울리지 않는) 의상 선택을 한 것은 맞다. 그런데 개인 콘서트 무대도 아니었다. 방송사에서 주최한 시상식이었다. 축하 가수 선정, 무대에서 부를 노래 선곡, 댄스 등 퍼포먼스를 시상식 주최 측은 사전에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효린이 문제가 된 의상을 입겠다고 했을 때, 시상식 주최 측이 알고도 말리지 않았다면 직무 유기다. 효린이 리허설 때 감추고 있다가 본 무대에서 기습적으로 이런 의상을 입고 나왔다면 주최 측은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책임하고 무능했다.

설마 KBS에서 효린의 '달리' 무대가 어떤지 아는 직원이 아무도 없었을까. 가요 프로그램 등에서 가수들의 노랫말이나 의상 등에 어느 방송사보다 엄격한 심의의 잣대를 들이대온 KBS다.

효린의 이번 연기대상 무대가 보기 민망했던 시청자들이나 드라마 팬들은 비난의 화살을 효린 쪽으로 향할 것이 아니라,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될 노출 의상을 사전에 걸르지 못한 KBS 쪽으로 향해야 한다.

한 해 드라마를 총결산하고 좋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배우들에게 뜻깊은 시상을 하는 '연기대상'이 엉뚱하게 축하 무대에 오른 가수의 의상 논란에 파묻혔다. KBS는 이날 시상식장에 참석해 '연기대상'을 빛낸 배우들과 늦은 시각까지 시상식을 지켜보며 성원해준 시청자들에게 사과부터 하고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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