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쳤다고 출입기자증 뺏어 기록, 위에 보고”

취재수첩

초계함 천안호 침몰에 대한 박선영 의원의 통쾌한 발언에 ‘나도 모르게’ 공감의 표시로 박수를 쳐, 국회 경위들에게 붙잡혔다. 참 재밌는 국회 경위들이다.

3월 31일 국회 본회의는 아주 늦게 끝났다. 5분 자유 발언이 4차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박선영 의원이 ‘통쾌하고 가슴 시원한 발언’을 해서, 동영상 취재를 마치고, 박수를 가볍게 쳤더니, 국회 경위들이 기다렸다는 듯, 걸어와, 무슨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내가 부착한 ‘국회 출입증’을 뺏었다.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박수는 왜 치셨어요” 박수를 쳤다는 이유로 나는 완전히 범죄자가 됐다. 방청객 담당 경위는 내 출입증을 그냥 가져가서, 기록을 했다. 왜 그렇게 뺏어서 기록하냐고 따지니, 위에서 물어보면 보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취재규칙에서 무슨 큰 죄를 지었냐고 물으니, 박수를 쳤다는 것이다. 방청석 규칙에 있는 조항중 하나다.

개도 웃을 일이다. “내가 박선영 의원의 말에 공감이 가서, 취재가 다 끝나면서, 좋아서 박수를 친 것이고, 내가 고의적으로 회의를 방해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도 아니며, 내가 몰랐던 부분인데 내가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지니, 그 경위는 “그렇게 느꼈다면 죄송하다”는 말은 했다.

모든 취재진이 나간 방청석에서 내가 5분 자유발언을 계속 경청하면서, 동영상 취재를 했던 것은 ‘천안호’에 대한 발언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박선영 의원, 임형호 의원, 이정희 의원들의 발언이 그러했다.

내가 동영상 녹화를 하는 동안, 경위들은 내가 누군지 5명 이상이 수시로 감시하듯, 명찰을 쳐다보고, 확인하고, 주변을 왔다 갔다했다. 내가 꼭 수상한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불안했다. 내가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참 국회 본회의장 취재는 부담스럽다.

내가 취재차원에서 동영상을 찍은 것은 경위들의 경호차원에서는 어떠한 규칙을 위반하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박수를 쳤다는 이유로 출입기자증을 뺏어서, 국회법을 위반한 것처럼 거의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은 경위들의 업무에 바람직한 것일까


국회 까치가 '자유와 번영의 상' 위에 앉았다가 날아가고 있다. 국회에는 까치가 참 많지만, 까치같은 사람들이 부족해, 인상을 쓰게 한다.
▲국회 까치가 '자유와 번영의 상' 위에 앉았다가 날아가고 있다. 국회에는 까치가 참 많지만, 까치같은 사람들이 부족해, 인상을 쓰게 한다.



국회에는 까치들이 아침마다 참 싱그러운데, 국회에만 들어오면, 여야간 정쟁으로 시끄럽고, 게다가 취재진들에게 경위들은 감시견처럼 참 무섭기도 하다. 마지막에 박선영 의원의 발언에 박수를 쳤다는 이유로 ‘국회 출입기자증’을 뺏어서 기록에 남기고, 박수를 쳤다는 이유로 무슨 범죄를 했다는 식으로 취급을 받는 취재진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정말 잘못했는가

마지막 박선영 의원의 어머니로서 발언은 백번 천번 나는 박수를 치고 싶다. 정말 맞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불안하게 하는 경위들이 있어서 그렇지, 나는 공감의 표시로 박수 모양만 냈던 것이고, 마음적으로는 갈채를 보냈다. 정치적 색채를 모두 빼고, 어머니로서 천안호 사건의 의혹을 밝혀야한다고 진솔하게 말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 담당 경위에게 물었다. “내가 박수를 친 것을 빼고, 취재규칙에서 절차를 벗어난 것이 있었습니까”라고. “없다”고 그 경위는 담백하게 물었다. 그래서 그랬다. “그러면, 왜 자꾸 내가 동영상 취재를 하는데 5명이 넘게 감시를 하듯 주변을 왔다 갔다하시면서, 내가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출입증을 확인하고 그러세요. 박수를 친 것은 몰라서 그런 것인데, 살짝 알려주면 되는 것이지, 내가 무슨 대형 범죄를 지은 것처럼 그렇게 취급하고 그러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가 내가 못 볼 것을 보았는가 참 국회 본회의장 취재는 불편하다. 국민이 알면 불편한 진실이 바닥에 흘러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