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급증하면서 침체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새해 들어 재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작년에 상장을 철회했던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 등이 상장 기회를 엿보는 가운데 이랜드리테일, 바디프랜드 등의 기업공개에도 많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IPO 시장이 평년에 비해 상당히 침체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한 해동안 공모를 통해 증시에 상장된 종목은 총 79개였다. 기업 숫자 측면에서는 전년과 비교해 27%(17개) 늘었지만 공모금액은 약 2조 8200억원으로 무려 64%(약 5조원)나 급감했다. 최근 5년 내 가장 적은 수준이기도 했다.

   
▲ 사진=연합뉴스


업계 안팎에서는 상장 기대감을 자극했던 대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속출하면서 체감적인 침체가 더욱 심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가치 10조원에 예상 공모금액만 2조원에 달한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공모 절차를 전격 연기하면서 여타 상장예정 종목에까지 영향을 줬다. 자회사의 회계 처리와 관련해 당국의 감리가 계속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상장될 경우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였던 ‘코스닥 최대어’ 카카오게임즈 또한 9월 공모 절차를 취소해 파장을 남겼다. 역시 회계감리 결과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대기업 계열사인 CJ CGV 베트남홀딩스와 HDC아이서비스, SK루브리컨츠 등도 상장 계획을 일단 접었다. 이들 기업들은 IPO 시장 침체로 인한 흥행 부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년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되면서 수요예측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줬다.

올해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일단 지난 2016년 상장을 철회했던 호텔롯데가 올해 상장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만큼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호텔롯데는 상장 추진 당시 예상 시가총액이 15조원이 넘기는 거대 기업이다.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 상장 재도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지난해 11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경징계인 ‘주의’ 조치를 받아 이미 감리 리스크를 털어냈다. 작년 8월에 이미 상장 예심을 신청한 상태라 승인 기한인 오는 2월 중순까지 공모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27일 다시 상장 예심을 청구하면서 재도전에 나선 상태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도 상장 예심을 청구하고 IPO 절차를 밟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만큼 시장의 주목도가 상당히 높은 종목이다.

일찌감치 ‘IPO 대어’로 불리던 바디프랜드도 상장 예심을 청구하고 공모 절차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몇 년 사이 실적이 크게 증가한 상태라 공모 과정에서 시장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변수가 겹쳐 작년의 IPO 부진은 심각했던 수준”이라고 정리하면서 “시장에서 주목받던 대기업들의 상장이 올해 집중된다면 작년의 부진을 성공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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