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새해에 발표한 신년사에서 하나같이 ‘글로벌 강화’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합병 이후 ‘조직 안정’을 강조한 회사들도 눈에 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 됐다. 국내외 불확실한 금융시장에 대한 언급과 ’글로벌‘ 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사진)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사 CEO들은 올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한목소리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사진=미래에셋대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래에셋대우는 강력한 투자동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최 부회장은 “올해 투자은행업계는 글로벌 경기둔화, 무역분쟁 이슈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미래에셋대우가 위기를 기회 삼아 차별화된 글로벌 투자 상품을 찾아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최 부회장의 신년사에는 평사원이면서도 사장보다 많은 22억원의 연봉을 받아 화제를 모았던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전 차장의 이직 사실을 암시하는 내용도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최 부회장은 “1등 증권사의 위상에 걸맞게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다”며 “역량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직원은 누구에게라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투자전문, 연금, 디지털이라는 4개의 큰 축을 가지고 경영을 해오고 있다”며 “그동안 각자 담당 분야에서 모든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는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고민할 때”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새롭게 선임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2019년 증권업계 경쟁이 치열해져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 사장이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를 보면 “2019년 증권업계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금융 당국의 규제는 이전보다 강화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계열사 사이 시너지 창출을 일상화해 생존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면서 정 사장은 디지털금융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적 업무문화를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통신(IT) 기술변화는 생활양식을 크게 바꾸고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은 최강의 인력을 바탕으로 디지털금융에 기반한 혁신 지원체계를 정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역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은 증권업의 근본이자 존재 이유로 고객중심을 최우선으로 놓고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면서 “단순히 주식거래 플랫폼에 디지털을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활용 분야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우려가 커지고 금리도 상승기조로 돌아서는 등 전반적으로 영업환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힘든 시기일수록 고객들이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파트너가 돼야 할 것”이라고 신년사를 마무리 했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국내외 경제흐름, 정부정책 기조, 디지털 기술발달 등으로 이전과 다른 사고방식과 실행방법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투자금융(IB)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운용전략을 정교화해 그룹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유독 부침이 많았던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은 별도의 신년사 대신 새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장 대표는 2019년 자산관리와 투자금융(IB)간 협업을 더욱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마지막으로 KB증권 박정림·김성현 신임 대표는 합병 3년차를 맞은 회사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두 사람은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부문의 경쟁력 확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영관리 효율화 및 디지털 혁신 역량 강화를 통한 조직 경쟁력의 제고”라고 전제하면서 “생산성 높은 조직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업무 문화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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