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황교익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방송 내용과 혐오 정서로 만연한 사회를 비판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넷 공간에 '백종원의 골목식당' 피자집 주인에 대한 분노와 혐오가 가득하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 사진=tvN '수요미식회' 제공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피자집 사장이 손님들에게 무성의한 응대로 일관하며 출연진과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한 바 있다. 해당 방송은 시청률 9.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황교익은 "이 분노와 혐오에 대한 비난의 글도 보인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기록을 경신했다. 시청률이 '갑'인 방송이니 제작진은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며 개탄했다.

이어 "한국은 혐오 사회다. 지역, 성, 정치 등 온갖 것에 차별의 시각으로 혐오를 붙인다. 이 혐오에 올라타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세를 불리기에 더없이 좋은 전략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혐오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감정이다. 부풀려진 혐오는 하이에나처럼 먹이를 찾아 헤맨다. 하이에나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혐오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다. 조용히 숨을 뿐이다. 마지막에는 하이에나들만 남아 서로 죽자고 싸울 것이다. 지옥으로 변할 것이다"라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황교익은 "'방송이 왜 그래요?' 다큐 '트루맛쇼'에서 감독이 내게 던진 질문이다. 내 대답은 이랬다. '시청자 수준이 그러니 그런 수준의 방송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당분간 골목식당의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벌일 것이고, 혐오 사회는 끝간 데까지 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다음 날인 4일 새벽에는 "상위계급은 하위계급이 덤비지 못하게 전략을 세우는데, 가장 쉬운 것이 하위계급끼리 싸우게 하는 것"이라며 "서로 힘들고 얻을 것도 없는 이 싸움을 멈추게 하려면 차별과 혐오의 발원지를 살펴야 한다. 한국 사회를 갈가리 찢어놓아야 지금처럼 권력을 유지하며 편히 잘 살 수 있는 사람들. 보이는가"라고 의미를 담은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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